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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 여고생 사건, 졸피뎀 왜 나왔나…이영학도 이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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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8일 전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운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8일 전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운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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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남 강진군에서 실종됐던 여고생 사건의 용의자 B 씨가 범행 중 수면유도제인 졸피뎀을 이용한 정황이 나왔다. 졸피뎀은 ‘어금니 아빠’ 사건에서도 검출된 바 있는 등 최근 강력성범죄 사건에서 사실상 범행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강진경찰서는 6일 실종 여고생 사망 사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여고생 A(16)양 살인 혐의를 받는 B(51·사망)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의 차 안에서 발견된 낫과 집에서 발견된 전기이발기에서 A양의 유전자가 확인됐다. 또 B씨가 범행 후 태운 물건들에서 나온 단추, 천 조각 등은 A양이 사건 당일 입었던 바지와 손가방에서 나온 소재로 확인됐다. 경찰은 B씨가 A양과 아르바이트를 약속한 뒤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아 계획범죄로 보고 있다.

특히 A양의 시신에서는 수면유도제 졸피뎀 성분 0.093mg 검출됐다. 이 수면유도제는 B씨가 범행 이틀 전인 지난 6월14일 약국에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졸피뎀를 이용한 범죄’를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다. 졸피뎀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강력사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이영학.사진=연합뉴스

이영학.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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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3)도 피해자에게 범행 전 졸피뎀을 먹였다.

또 부인이 내연남과 짜고 니코틴 원액으로 남편을 살해했다는 이른바 ‘니코틴 살해’ 사건에서도 남편 시신에선 치사량 수준의 니코틴과 함께 수면제 졸피뎀 성분이 나왔다.

그런가 하면 수면제 졸피뎀을 탄 음료를 먹인 뒤 정신을 잃은 여성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20대 학원 원장이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도 있었다.

졸피뎀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며 구매시 의사 처방이 필요하지만, 소셜네트워크(SNS)등 인터넷을 통한 불법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2006~2012년 사이 분석 의뢰된 약물 이용 성범죄는 148건이며 이 중 졸피뎀 사용 범죄가 31건(21%)으로 가장 많았다.

졸피뎀.사진=연합뉴스

졸피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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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문제는 이렇게 강력범죄에 쓰일 수 있는 졸피뎀이 인터넷과 SNS 공간에서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2016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구매·복용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등)로 간호사 C씨(29)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간호사인 C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처방받은 졸피뎀 40정을 의약품 보관함에서 몰래 훔쳐 인터넷을 통해 현금 30만 원을 받고 판매하려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처럼 인터넷을 통한 불법거래는 꾸준히 느는 추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불법거래 마약류 광고 적발건수는 2013년 411건이던 것이 2014년에는 617건 2015년에는 1094건으로 치솟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단체 등은 졸피뎀 판매를 하는 사이트 단속 강화와 폐쇄 요청을 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카카오톡 등 일대일 메신저를 통해 은밀하게 거래가 진행되고 있어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인터넷과 SNS 등에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면 ‘졸피뎀을 판매한다’는 글과 함께 판매자 카카오톡 아이디를 올려놓은 게시물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한편 김재순 강진경찰서 수사과장은 “현재까지 증거를 종합하면 A양이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B씨가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됨에 따라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하고 있다”며 “추가 수사와 프로파일러 분석을 거치면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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