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미국과 중국 간 시작된 무역전쟁이 세계 전체로 확산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이 41조원 가량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 경제는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최근에는 내수가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어 경제 전반에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정부와 관계기관에 따르면 산업연구원은 미ㆍ중이 500억달러(55조8000억원) 규모의 맞불 관세를 부과할 경우 예상되는 국내 수출 감소분은 연간 3억3400만달러(3727억원), 국내 생산 감소분은 8억달러(8928억원) 등으로 추산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과 가전에서 1억7000만달러(1879억원), 화학에서 4000만달러(446억원), 자동차ㆍ부품에 2000만달러(223억원) 등으로 피해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예산정책처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수입규제조치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미국의 수입규제로 인해 철강ㆍ세탁기ㆍ태양광전지 산업에서 생기는 수출손실액이 24억7000만달러(2조6478억원), 취업유발손실 합계는 1만5993명(해외 포함)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한국산 철강의 자국 수입 쿼터를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2017년 기준 74% 수준)로 설정함에 따라 2018∼2022년 5년간 12억4000만달러(1조3336억원)의 수출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철강 분야 수입규제로 인한 생산유발손실은 3조6546억원, 부가가치유발손실은 6510억원, 취업유발손실은 6538명으로 전망했다. 한국산 세탁기 완제품과 부품에 대해 올해부터 3년간 할당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미국 정부의 조치는 8146명의 국내외 일자리를 빼앗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탁기 수출손실액은 7억6000만달러(8109억원), 생산유발손실은 2조1333억원, 부가가치유발손실은 5605억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태양광전지 수입규제의 파급효과는 수출손실액이 4억7000만달러(5056억원), 취업유발손실 1309명, 생산유발손실 1조1072억원, 부가가치유발손실은 3463억원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무역전쟁이 어디까지 확전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철강, 세탁기 등에 대한 고율 관세로 수출에 타격을 입은 우리 경제에는 이번 무역전쟁이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 경제는 지금 투자, 소비가 급격히 둔화하고 고용은 최악의 부진에 빠진 상태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달러화 강세 등으로 야기된 신흥국 통화위기 상황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장기적으로 국제통상질서 주도권 싸움이기 때문에 갈등이 지속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이번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국은 한국과 대만이 될 것으로 예상돼 대중 의존도를 낮추고, 통상 갈등 유발형 산업에 대한 산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이광호 기자 kwang@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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