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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 성폭행 혐의’ 안희정 첫 재판, 피해자도 방청…사건 이후 첫 대면서 애써 ‘외면’(종합)

최종수정 2018.07.02 16:38 기사입력 2018.07.02 16:26

검찰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마냥 성폭행”…안 전 지사 측 “위력 없었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을 뿐”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첫 공판을 받기 위해 2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첫 공판을 받기 위해 2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정무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피해자 김지은씨도 법정을 찾았으나, 사건 폭로 이후 처음으로 한 공간에서 만난 두 사람은 단 한 번도 눈길을 마주치지 않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 303호 법정에서 첫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두 차례 진행된 공판준비기일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안 전 지사는 정식 재판이 열린 이날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 직전인 10시55분께 법원에 출석한 안 전 지사는 혐의를 인정하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들어갔다. 다만, 11시50분께 오전 모두절차가 끝난 뒤 다시 포토라인에 선 안 전 지사는 "재판이 진행중인 만큼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법원의, 판사님이 결정하시는 부분이니 그에 따를 것"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날 재판에는 피해자인 김지은씨도 방청을 위해 법정을 찾았다. 머리를 하나로 묶고 검은색 재킷을 입은 김씨는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만 응시한 채 재판 내내 단 한 번도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검찰이 안 전 지사의 행적이 적힌 공소사실을 낭독할 때 잠시 고개를 떨궜을 뿐 시종일관 굳은 자세를 유지했다. 법원은 혹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김 씨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통로로 법정에 출석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지사 측은 이날 첫 재판에서도 검찰의 공소 사실 대부분을 부인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올해 2월 해외 출장을 수행한 정무비서 김지은씨를 러시아·스위스·서울 등에서 네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7~8월 다섯 차례에 걸쳐 기습적으로 강제추행하고, 지난해 11월에는 관용차 안에서 도지사로서의 지위를 내세워 강압적으로 김씨를 추행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안 전 지사에게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특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업무상 추행), 강제추행 등 세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특히 검찰은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로 보고 "피고인이 부인하는 내용과 관련해 증거를 제출하고 법리적 검토를 제시해 공소사실을 입증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검찰은 이날 안 전 지사를 향해 ‘덫을 놓고 먹이를 노리는 사냥꾼’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은 “담배나 맥주 등 간단한 심부름을 시켜 김씨를 부른 뒤 성폭행하고 추행을 일삼았다”면서 “피의자는 피해자의 을의 위치 이용해 업무로 인해 같은 공간에 있는 상황 등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묵묵히 듣고 있던 안 전 지사도 이 대목에서는 안경을 벗고 눈가와 입을 매만지며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첫 공판을 받기 위해 2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며 인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첫 공판을 받기 위해 2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며 인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에 대해 안 전 지사 측은 "행동(성관계 및 신체를 만진 행위) 자체는 있었지만, 피해자 의사에 반해 행한 것이 아니라 상호 간의 애정으로 발생한 일"이라며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특히 "위력의 존재와 행사가 없었고, 설령 위력이 있었다고 해도 성관계와 인과관계가 없으며 범의도 없었다"면서 “피고인이 단지 차기 대권주자였다는 이유만으로는 위력이 성립될 수 없고, 또 비서의 업무가 개인 심부름까지 이어졌다고 해서 이것이 성폭행으로 귀결된다는 것은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방청석에 앉은 김씨는 이날 재판 내내 자신이 가져온 노트에 재판에서 오가는 발언 내용을 적는 등 재판을 꼼꼼히 지켜봤다. 가만히 재판 과정을 지켜보다가도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의 발언이 시작되면 고개를 숙인 채 노트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었다. 오는 6일 공판기일에서 피해자 증인신문을 통해 재판부에 직접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비하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한편 안 전 지사에 대한 재판은 이날을 시작으로 이번달 4·6·9·11·13·16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안 전 지사에 대한 1심 선고는 이르면 오는 16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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