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회장 신규 선임...구본준 부회장은 계열분리하기로(종합)

사장·부회장 등 경영수업 거칠것으로 예측됐지만 책임경영 일환으로 회장직 '직행'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 LG 오너 4세' 구광모 전 LG전자 B2B사업본부 ID사업부장(상무)가 지난달 별세한 고 구본무 LG 부회장의 뒤를 이어 LG그룹의 새 회장으로 선임됐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LG그룹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계열분리하기로 했다.

㈜LG는 29일 구광모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한 임시주주총회에 이은 이사회에서 구광모 전 상무를 LG그룹 대표이사(회장)으로 선임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구광모 대표는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공석이었던 주주대표로서의 ㈜LG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됐다.

재계에선 구광모 대표의 회장 선임에 대해 파격적이라는 반응이다. 당초 차근차근 승계 과정을 밟는 LG그룹 특성상 구광모 대표가 사장 또는 부회장 직급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한 후 회장에 선임 될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이에 ㈜LG는 "구광모 대표가 지주회사 이사회 의장을 맡고 LG그룹의 대표 역할을 하게 되는 만큼 회장직을 맡으면서 책임경영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본무 회장의 동생이자 LG그룹 오너일가 중 유일한 부회장이었던 구본준 ㈜LG 부회장은 이날 이후 LG그룹 경영일선에서 전면 물러나고 연말 임원인사에서 퇴임하기로 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향후 진행할 계열분리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준 부회장이 어떤 계열사를 분리해 운영할 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구광모 대표는 이날 이사회 인사말을 통해 “그 동안 LG가 쌓아온 고객가치 창조, 인간존중, 정도경영 이라는 자산을 계승·발전시키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기반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LG그룹 관계자는 "구광모 대표가 지주회사 경영자로서 LG의 사업에 대해 전문경영인들과 함께 호흡하고 고민하며, 미래준비, 인재투자, 정도경영에 중점을 두고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광모 대표에 대해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주의적인 사고를 지녔다는 평이다. LG그룹 관계자는 "구광모 대표는 엘리베이터에서 직원들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라는 당부를 받는 등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평소 겸손, 배려, 원칙에 대해 자주 가르침을 받았다"며 "직원들과 격의 없이 토론하고 결정된 사항은 빠르게 실행에 옮길 것을 강조하며, 내부 기반의 연구개발과 함께 외부와의 협업과 협력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대표는 구본무 회장 바로 아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LG그룹의 '장자승계원칙'에 따라 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2004년 들어가며 공식 후계자가 됐다. 미국 로체스터 공대 졸업 후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했으며 2014년부터 LG㈜ 시너지팀, 경영전략팀에서 근무했다. 지난해부터는 LG전자 B2B 사업본부에서 디스플레이 분야 B2B사업을 담당해왔다. LG는 지주사인 LG㈜의 최대주주가 되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LG 지분은 구본무 회장(11.28%)과 구본준 부회장(7.72%), 구 상무(6.24%) 등 오너 일가가 46.68% 보유하고 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