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기술력 확보 위해 韓 인재 빼내기
中 정부 200조원 투자까지
"별다른 방법 없어…장기적 관점 투자해야"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전체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이 우리를 훌쩍 뛰어넘은 성과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은 우리가 강점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 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전폭적 지지와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핵심 인재 빼내기에 혈안인 상황이다. 국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까지 중국에 밀릴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제기된다.
최근 중국 정부는 기존 15%대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약 200조원의 '국가반도체산업 투자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기업들을 육성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4월 26일 중국 우한에 위치한 중국 토종 반도체 업체인 우한신신(XMC)을 시찰하면서 "반도체는 인체의 심장과 같다"며 "심장과 같이 중요한 반도체 영역에서 우리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반도체 심장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수년전부터 중국 업체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임직원들에게 3~4배 이상의 연봉을 약속하고 대거 채용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진다.
이로써 업계에서는 내년 말부터 중국 업체들이 낸드플래시와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양산에 본격 나설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수입액은 2017년 2601억달러, 2018년 2991억달러, 2019년 3290억달러까지 오르다 2020년 2990억달러로 처음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발생한 중국발 치킨게임이 반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변변한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업체도 부족하고 부품·소재 등 후방 산업도 약하다. 중국은 전세계 상위 10대 팹리스 업체 중 두 곳(하이실리콘, 칭화유니)을 보유한 반면 우리나라는 상위 50대로 확대해야 실리콘웍스 한 곳이 포함된다. 우리나라 부품·소재 시장의 세계 점유율도 3~5%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김 부사장은 "우리나라가 아무리 반도체 산업에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중국처럼 200조원의 규모를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고위 임원까지 중국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어떤 분야를 육성할 지 정하고 거기에 집중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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