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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채보고서④]'집'이라 쓰고 '빚'이라고 읽는 한국

최종수정 2018.06.26 15:45 기사입력 2018.06.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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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집 사라'가 불씨…언제 터질지 모르는 1500兆 폭탄

[글 싣는 순서]
1. 늙어가는 대한민국 부채
2. '빚' 썸(SOME)의 청춘
3. 돈 없는 우리 사장님
4. '집'이라 쓰고 '빚'이라 읽는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A씨는 2016년말 서울 성동구 옥수동 신축 아파트 30평형대를 대출 5억원(금리 연 3%)을 끼고 8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약 1년6개월이 지난 2018년 현재 같은 평형의 아파트가 약 12억원에 거래됐다. A씨는 1년6개월 동안 이자로 2250만원을 납부했지만 아파트 가격은 그간 3억5000만원 상승했다. 지금까지 실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100%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빚 내서 집 사라'식 대출 규제 완화는 막대한 유동성으로 집값을 밀어올렸고, 주요 지역 아파트는 최근 몇 년간 그 어떤 투자상품보다 뛰어난 수익률을 안겨줬다.

유동성 파티는 끝났다. 미국 금리인상과 정부의 대출 규제, 불경기로 유동성이 끌고 온 집값 상승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민국 부채보고서④]'집'이라 쓰고 '빚'이라고 읽는 한국
◆'빚 내서 집 사면 돈 번다'…급증한 주택담보대출 =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대출은 1468조원으로 이 중 주담대는 주택금융공사 등의 정책 모기지를 합쳐 726조원이다. 전체 가계대출의 50%에 이르는 규모다.

주담대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13년 490조9380억원에서 2017년 719조7110억원으로 5년 동안 무려 46.5% 불어났다. 이 기간 전국 평균 주택매매가격은 2013년말 2억3036만원에서 2017년말 2억7897만원으로 21% 상승했다.

서울 핵심지 등 '핫'한 지역의 아파트만 놓고 보면 상승률은 더 높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를 보면 서울은 2013년초부터 2017년말까지 42.4%, 대구는 42.9%, 제주는 74.6% 급등했다.

'빚 내서 집 사면 돈 번다'는 공식이 지난 5년간 제대로 통한 셈이다. 정부의 유동성 공급 정책, 전세가 급등에 따른 전세가와 매매가의 갭(차이) 축소로 실수요자나 갭투자자들이 주담대라는 레버리지를 활용, 핵심지 아파트 쇼핑 랠리에 동참하면서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대한민국 부채보고서④]'집'이라 쓰고 '빚'이라고 읽는 한국


◆美 금리인상+대출규제로 돈줄 가뭄…이자부담 '껑충' = 문제는 집값 상승의 원동력이었던 유동성 파티가 끝났다는 점이다. 앞으로 집값 상승 여력이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의 빨라진 금리인상 속도는 시중의 돈줄을 말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현재 4% 후반대로 이달중 5%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기준금리가 10년만에 2%대로 올라오면서 국내 시중금리 상승 속도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내외금리차가 0.5%포인트에서 더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버티기' 중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시간 문제가 됐다.

금융당국도 담보인정비율(LTV) 규제 강화, 신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체적상환능력(DSR) 도입 등 각종 대출 규제로 15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옥죄기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불경기, 자영업자 경영난 악화 등으로 가계 소득 증가율은 미미한 반면 이자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지난해 4분기 431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0.4% 증가했다. 반면 가계의 월평균 이자비용은 8만6530원으로 같은 기간 7.7% 늘었다. 가계 소득보다 이자 부담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가계부문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DSR)도 지난해 평균 11.95%로 2012년(12.03%) 이후 5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국제결제은행 기준).

[대한민국 부채보고서④]'집'이라 쓰고 '빚'이라고 읽는 한국


◆취약차주 직격탄ㆍ담보 부실화 가능성 = 주담대를 중심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대출은 향후 취약차주와 비수도권 중심으로 부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비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 위축이 본격화될 경우 부동산 담보가 부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은 가계자산 중 비금융자산비중이 62.8%로 미국(30.1%), 일본(36.5%), 영국(47.2%), 독일(57.1%) 보다 높아 부동산 경기 악화시 우리 경제에 미치는 타격도 클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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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차주는 가장 큰 문제다. 주담대나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로 생활비를 충당한 생계형 자영업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은행권 여신심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비은행 대출은 2013년 89조1980억원에서 2017년 114조1040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출금리에 민감한 취약차주가 주로 비은행권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향후 금리상승폭이 확대되면 저신용ㆍ저소득층 부채 부실화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 이미 저축은행,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취약차주 관리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주담대 차주 중 가장 큰 문제는 상환 능력이 되는 부동산 임대업자가 아니라 집을 담보로 운전자금을 대출받아 생활비로 쓰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이라며 "신용대출 연체율 상승에 이어 취약차주 중심으로 주담대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어 사회 안전판 마련 등 밀착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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