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임춘한 수습기자] 고(故)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에선 유독 보수 정치인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보수 진영이 사분오열된 상황에서 '보수의 큰 어른'을 잃었다는 상실감 탓이었다. 보수 정치인들은 계파를 떠나 고인이 생전 '통합의 아이콘'이었다는 점을 집중 거론했다. 일각에선 벌써 김 전 총리의 타계 소식이 보수 재통합의 촉매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2시 김 전 총리의 빈소에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한 JP의 측근들이었다.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지만 '운정회' 사람들과 정 의원은 주변을 살필 틈도 없이 황급히 빈소에 들어섰다. 운정회는 김 전 총리의 공적을 기리는 모임으로 이한동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2013년 출범했다. 정 의원은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JP 키즈'로 불린다.
뒤이어 빈소를 찾은 보수 정치인들도 김 전 총리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건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였다. 그는 "지금 보수가 완전히 폐허가 된 이 상태에서 서로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좀 앞으로 큰 목표를 향해 힘을 합치라는 말씀을 (김 전 총리가) 하시지 않았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의 좌장' 서청원 한국당 의원도 JP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최근 정말 대화와 상생의 정치가 필요할 때인데 (김 전 총리가) 후배들에게 많이 가르쳐줬는데도 아직 그렇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빈소 안팎에선 정우택ㆍ정진석 의원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 JP 키즈로 불리는 중진들의 역할론이 강조됐다. 이 전 총리는 조문을 마친 뒤 "보수가 안보, 성장 두 축을 갖고 있는데 안보가 다른 데서 나오니까 보수의 노선, 이념과 정체성 재검토가 선행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 별세가 보수 통합의 매개가 될지에 대해선 아직 시선이 엇갈린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3김 시대 때는 서로 경쟁하면서도 대화하고 타협하는 큰 정치를 했는데 요즘에는 큰 정치가 실종됐다"며 "보수 대통합을 이뤄내려면 큰 정치를 해야 한다. 그래서 유 전 공동대표의 발언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임춘한 수습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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