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대통령 3명 나온 명당 '한양빌딩' 떠나는 한국당

최종수정 2018.06.22 14:24 기사입력 2018.06.22 11:21

여의도 한양빌딩을(사진 왼쪽)과 영등포 우성빌딩.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한양빌딩을(사진 왼쪽)과 영등포 우성빌딩.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김혜민 기자] 자유한국당이 '여의도 시대'를 접고 인근 영등포로 둥지를 옮긴다. 옛 한나라당 시절인 2007년 자리잡은 여의도 한양빌딩을 버리고 영등포 우성빌딩으로 당사를 이전하는 것이다. 20대 총선에 이어 19대 대선, 지난 6ㆍ13 지방선거 및 재보궐 선거까지 잇따라 패배하며 당세가 급격히 기운 탓이다.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을 잇따라 당선시키며 주목받았던 '정치 명당'을 떠나는 한국당은 당장 월 8000만원의 임대비용을 절약할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이 자리를 비우는 여의도 한양빌딩은 여의도에서도 손꼽히는 명당이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 당사로 사용했고, 2년 뒤 이곳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후 수년간 이곳을 사용한 민주노동당(정의당의 전신)은 17대 국회에서 무려 10석을 얻으며 진보정당의 화려한 원내 진출을 이뤄냈다. 한국당도 이곳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현재 한양빌딩 6개층을 사용 중인 한국당은 다음달 말까지 이전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매달 1억원 가깝던 월 임대료는 이전 이후 2000만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새 당사인 영등포 우성빌딩은 2개층만 이용하기 때문이다. 부족한 사무공간은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같은 이전 계획은 그동안 꾸준히 거론되다가 최근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내놓은 혁신 방안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당 운영 경비 절감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그동안 여의도에선 정당들의 '당사 정치학'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여의도 시대'는 양김(兩金)이 열었다. 198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하빌딩에서 평화민주당을 창당했고, 1990년 3당 합당 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극동VIP빌딩에 터를 잡았다. 대하빌딩은 3명의 대통령과 2명의 서울시장이 거쳐갔다. 조순 전 부총리와 고건 전 총리의 서울시장 선거캠프가 자리했고,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외곽조직이 머물렀다. 김대중ㆍ박근혜 전 대통령도 선거캠프를 이곳에 꾸린 뒤 당선됐다. 노무현(2002년)ㆍ이명박(2007년)ㆍ문재인(2017년) 대통령의 후보 캠프가 꾸려졌던 금강빌딩과 용산빌딩, 대산빌딩도 명당으로 꼽힌다.
반면 정당들은 위기의 순간마다 당사 이전 카드를 꺼내들곤 했다. 자신들이 혁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에 당사 이전만큼 극적인 효과를 주는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4년 한나라당의 '천막당사'다. 2002년 대선 당시 '차떼기' 파동으로 패배한 한나라당은 이듬해 탄핵 파동까지 겹치며 위기를 맞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당사를 여의도공원의 천막으로 옮기고 연수원을 매각하면서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이후에도 한나라당은 집권이 유력해진 2007년까지 염창동에 머물며 여의도 입성을 자제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도 2004년 지지율이 급락하자 영등포 청과물공판장으로 당사를 옮긴 전례가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사 이전과 관련 "한나라당 시절 잠시 염창동으로 당사를 옮긴 것 외에는 당이 여의도를 벗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오늘의 주요뉴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오늘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