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미륵사지 서쪽 석탑, 수리 마치고 제 모습 찾아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익산 미륵사지 서쪽 석탑(국보 제11호)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석탑이다. 미륵사를 구성한 3탑 3금당 가운데 서탑으로, 향가 '서동요'의 주인공이자 백제 후기에 중흥기를 이끈 무왕 시대에 지어졌다. 목탑처럼 석재 2800여 개를 짜 맞춰 석탑 양식의 변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16세기 전후 절이 황폐화되고 벼락을 맞아 상당 부분이 훼손되거나 어긋났다. 조선총독부에서 1915년 붕괴된 부분을 시멘트로 땜질해 응급 보수한 상태로 후대에 전해졌다.
이번 보수는 단일 문화재로는 최장 기간 수리가 진행됐다. 투입된 사업비만 230억원으로, 숭례문 복원(25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다양한 분야의 학술·기술 조사연구와 구조보강, 보존처리 등을 함께 시행해 작업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손으로 긁으면 부스러질 정도로 연약한 것으로 판단됐던 콘크리트도 예상 외로 단단해, 해체하는 데만 3년이 걸렸다. 미세하게 남은 콘크리트는 치과에서 사용하는 기계까지 사용해 걷어냈다. 해체된 콘크리트만 185t에 달한다. 구조를 조사한 결과 미륵사지 석탑은 외부 치장석과 내부 적심을 이원화한 구조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재 지질조사에서는 인근 미륵산에서 캐낸 석재들을 아래로 굴린 뒤 우차 등을 사용해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소는 다음 달 말부터 석탑 외부에 설치한 가설 시설물을 철거하고 주변을 정비한다. 이르면 오는 12월 일반에 공개할 방침이다. 공식 준공식은 내년 3월12일로 예정돼 있다. 사리가 봉양된 날짜(639년 정월 29일)를 음력으로 맞췄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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