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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태극전사에 비난보다 격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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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참아야 했다. 애초 전반전이 끝난 후 경기 취재를 위해 니즈니 고브고로드 스타디움에 가 있는 후배에게 '격려'하는 내용의 카톡을 하나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의 전반 경기력이 썩 좋지 못 했다. 카톡 생각을 접고 그냥 경기를 지켜보기로 했다. 결과는 0-1 패배. 대표팀은 무기력했다. 경기야 질 수도 있는 법이고 애초 어려움이 예상됐던만큼 인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또 다시 광적인 축구 팬들의 야만성, 폭력성이 드러나겠구나 생각에 불편해졌다.

축구는 매력적인 스포츠다. 사람들이 스포츠에 빠져드는 이유는 누구나 알고 있는 공정한 규칙이 존재한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정치나 사회, 경제적인 영역에서 벌어지는 현상 중에는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스포츠는 다르다. 정해진 규칙만 알면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든 판단을 내릴 수 있고 혼란 없이 즐길 수 있다.
특히 축구는 여러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단순한 단체 종목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축구 경기 규칙 조항은 불과 17개에 불과하다. 배구나 농구에서처럼 몇 번의 터치 안에, 일정 시간 안에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거나 공을 넘겨야 한다는 제한이 없다. 단지 전후반 45분씩 90분 안에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든 골을 넣으면 된다.

이 원시적인 단순함이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힘이 된다. 실제 FIFA는 국제올림위원회(IOC)나 유엔(UN)보다 더 많은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다. 축구 마니아로 알려진 쿠바의 체 게바라는 축구에 대해 '혁명의 무기'라고 했는데 이 역시 축구가 대중을 끌어모으는 힘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은 에너지를 의미하지만 그 에너지가 때로 쓸데없는 폭력으로 분출된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러시아는 이번 월드컵에서 일반 관중들에게도 ID카드를 발급해 경기장에서 이를 확인한다. 테러나 훌리건(극성팬)의 폭력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러시아 정부는 안전 관리 예산으로 4700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선수 몇몇이 스웨덴과 경기를 마친 후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아직 두 경기가 남았다. 실망은 뒤로 하고 사기를 북돋워줘야 할 때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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