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살해 협박까지…국제 대회마다 반복되는 '온라인 테러', 이대로 괜찮나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장현수가 지난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0대1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장현수가 지난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0대1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고정호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 예선이 진행 중인 가운데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악성 댓글(악플)이 도를 넘고 있다. 특히 월드컵, 올림픽 등 국제적인 스포츠 경기가 있을 때마다 반복되는 '온라인 테러' 행위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지난 18일 오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 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대한민국은 0-1로 패배했다. 경기 후 선수 기용과 전술뿐만 아니라 유효 슈팅 0개를 기록한 경기력에 대해 비판이 이어졌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이날 경기에서 부진한 플레이를 보이거나 실수를 범한 선수를 겨냥해서 악플을 게재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이 경기에 각각 공격수와 수비수로 출전한 김신욱과 장현수가 표적이 됐다. 두 선수 모두 이날 선발 출전했지만, 김신욱은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장현수는 부정확한 패스를 지적받았다. 일부 네티즌들의 도 넘은 비난 세례에 두 선수는 개인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특정 선수와 코치진의 국가대표 퇴출, 추방에 이어 사형까지 요구하는 청원이 게재되기도 했다.

스웨덴 전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장현수 선수의 인스타그램 계정(위)과 김신욱 선수의 인스타그램 계정(아래) / 사진=장현수, 김신욱 인스타그램

스웨덴 전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장현수 선수의 인스타그램 계정(위)과 김신욱 선수의 인스타그램 계정(아래) / 사진=장현수, 김신욱 인스타그램

원본보기 아이콘

선수단에 쏟아지는 비난과 관련해 한국 축구대표팀 구자철은 "선수들이 그런 것(기사 등)을 안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현수를 언급하며 "아직 두 경기가 남아있는데, 현수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내부적으로 팀으로서 단단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론 그런 부분을 받아들이고 감내하며 이어지는 멕시코전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기쁘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악플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월드컵, 올림픽 등 국가적인 규모의 스포츠 대회의 경우 전국민적인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출전 선수의 부진, 실수 등을 빌미로 한 '온라인 테러'가 심각한 수준으로 이뤄졌다.

실제로 올해 개최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노선영 선수에 대한 '왕따 논란'이 불거졌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김보름 선수의 경우 악플에 시달린 끝에 정신과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당시 김보름 선수의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에는 60만 명이 동참하는 등 비난 여론이 거셌으나 문체부는 해당 논란에 대한 조사 결과 고의성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일본과 콜롬비아의 경기에서 전반 3분 주심이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체스(오른쪽)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일본과 콜롬비아의 경기에서 전반 3분 주심이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체스(오른쪽)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이런 문제는 해외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19일 일본과 콜롬비아의 러시아 월드컵 H조 경기에서 전반 3분 만에 퇴장 당한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체스 선수의 경우 팀이 1-2로 패배한 원인으로 지목되며 트위터에서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특히 콜롬비아에서는 지난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자책골을 넣은 선수가 귀국 후 괴한들에게 총을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한 바 있기 때문에 산체스 선수의 신변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 상황이다.

스포츠 선수들을 향한 악플에 대해 지난 4월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이나미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종의 사회적 살인"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들, 정치인들 이런 사람들은 공인이다. 그래서 그런 공격의 대상이 되기 좋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자기표현의 권리만큼이나 책임이 있다. 지금까지는 너무 자기표현의 권리만 조금 더 강조되지 않았을까"라며 "오랫동안 우리가 군사독재에 있었고 민주사회에 있었던 적이 없기 때문에 최근 몇 년간 일종의 반동같이 책임 없는 자기표현이 좀 더 많지 않았나. 이제부터는 조금 균형을 잡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고정호 기자 jhkho2840@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뒷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