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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지위 ‘하늘의 별따기’인데…왜 수만km 떨어진 제주도를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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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동안 난민 지위 인정률 2.15%…제주는 단 한 명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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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우리나라는 유례없는 난민 논란이 일고 있다. 중동 국가인 예멘인들 약 500명이 내전을 피해 제주로 몰려와 난민신청을 한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례적인 사태라 갈등을 겪고 있다.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기란 상당히 어려운데, 이들은 왜 제주도를 택했을까?
한국에서는 난민들이 생계비를 지원받으려면 난민의 지위를 인정받아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1994년 난민법이 제정된 이후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을 난민으로 인정한 경우는 2.15%에 불과하다. 지난 23년 동안 3만2733건의 난민 신청이 있었지만, 706건만 인정됐다. 전 세계 평균 난민 인정률이 38%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난민 인정에 인색한 편이다. 실제로 지난해 인정 지위를 얻은 외국인은 121명이었는데, 같은 해 배출된 난민의 0.0007%만 수용한 것이다.

특히 논란의 중심이 된 제주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한 사례는 단 한 건이다. 중국에서 탈북민을 도운 중국인 선교사 1명이 유일하다. 이 선교사도 최근 법원 재판을 통해서 어렵게 난민 인정 받았다.

또 난민이 많이 배출되는 중동국가와의 지리적 거리는 수만km에 달하고, 문화적 차이는 접점이 거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난민 문제와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이 예멘 난민들이 어쩌다 제주까지 오게 된 걸까? 먼저 전 세계를 떠도는 예멘 난민들은 200만명 수준이다. 2015년부터 ‘수니파’ 예멘 정부군과 무장단체 후티 반군 사이에서 전쟁이 나면서 예멘인들은 죽음을 피해 자국을 떠난 일반 국민들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이웃 중동국가들조차 이들을 받아주지 않았다. 난민 문제가 심각해지자 국제인권기구는 예멘인들이 말레이시아에 일시 체류할 수 있도록 말레이시아 정부를 설득했다. 예멘 난민들은 체류기간인 90일 동안 자신들을 품어 줄 국가와 도시를 찾기 시작했다. 다만 이들이 합법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국가는 제한적이고, 일본의 경우 비자가 없는 예멘인들은 입국을 금지시키고 있는 상황이었다.

유일한 선택권은 제주행이었다. 우리나라는 2014년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자체 난민법을 제정한 데다 제주는 지난 2002년부터 무사증(무비자)제도가 도입돼 비자가 없는 외국인들도 한 달 가량은 합법적으로 제주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 올해 4월부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제주를 오가는 직항기가 취항했고, 체류기간 종료를 앞둔 난민들이 대거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러면서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예멘인은 454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4월부터 최근까지 이보다 많은 500여 명이 한꺼번에 제주에 유입됐다.

그런데 제주의 무사증 제도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목적이었기 때문에, 정부는 서둘러 예멘을 비자면제 제외 국가에 포함시켰고, 더 이상의 예멘 난민 유입은 막은 상황이다.

다만 현재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 500여 명의 향후 거취는 정해진 바가 없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이 제주지방경찰청 등과 난민 신청자에 대해 인도주의적 차원의 대응을 선포했지만, 제주도민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큰 상황이라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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