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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김부겸 장관 "우주선이 나타나면? 행안부가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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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이철성 경찰청장, 조종묵 소방청장, 박경민 해양경찰청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제복공무원이 자부심을 가지고 헌신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위해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이철성 경찰청장, 조종묵 소방청장, 박경민 해양경찰청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제복공무원이 자부심을 가지고 헌신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위해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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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우주선이 나타나면 행안부가 담당해야 한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소속 공무원들에게 보다 적극적이고 유연한 행정을 당부하면서 "우리 행정부의 일하는 방식도 한 단계 진전되어야 한다"며 이같은 취지의 언급을 해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행안부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우선 포항 지진, 제천·밀양 화재 등에 대한 대처 등 지난 1년간에 대한 공무원들의 노고에 대해 "지방으로 뻗어있는 행정 조직 위에 오랫동안 축적해온 안전본부의 전문성이 더해져 재난 대응이 훨씬 잘 됐다. 조직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완연히 나타나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 장관은 또 "(행안부는) 다른 어느 정부 부처보다도 일을 잘 한다. 흔히 공무원은 법과 규정에 따라서만 일을 한다고 한다. 늘 해오던 일을, 해오던 방식으로만 하려 한다. 그런데 여러분은 달랐다. 어느 부처보다도 유연하고 개방적"이라며 "청사의 탁상 위에서 펜대가 아니라, 지역의 현장에서 국민과 함께 일을 해보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공무원이 하는 일이 현실 속에서 제대로 효과를 거두려면 어떤 자세와 관점을 갖추어야 하는지 체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그러나 "정부의 중추부처인 행정안전부인 만큼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며 한반도 평화 시대의 도래에 따른 주권 재민의 원리 확립 등을 거론하며 "그에 발맞춰 우리 행정부의 일하는 방식도 한 단계 진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무엇보다 행정의 ‘반응성’을 한층 더 높여야 한다. 정부의 역할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점점 많아지고 넓어지고 있다"며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것처럼 이제는 국민들의 요구에 ‘그건 우리 업무가 아닌데요’라고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 됐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져야 할 책임의 한계도 더 넓혀주길 국민은 바라고 계신다. 전에는 10리 까지만 같이 가줘도 되었다면 이제는 100리, 200리를 가야 국가가 제대로 책임을 다 했다고 국민이 평가하신다"며 "더 이상 ‘규정상 안 된다, 법이 없다’는 말로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없으면 만들어야 한. 부족하다면 고쳐서라도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못 본 척하거나 미봉할 게 아니라, 문제의 근원까지 파고 내려가 깊고 넓게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특히 "우리 행안부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부처다. 능력도 있고 권한의 범위도 넓다. 여러분이 자주 하는 농담을 알고 있다"며 "‘우주선이 나타나면 어느 부처가 나가서 맡아야 할까요?’ 여러분은 답을 아신다. 이를테면 며칠 전, 여성 화장실 ‘몰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가족부, 법무부, 교육부, 경찰청과 함께 우리 부가 적극 나선 것을 여러분도 아실 터"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행안부의 업무 영역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좋다. 책임이 커지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며 "공직자로서의 보람도 더 많이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장관의 글 전문.

행정안전부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느새 1년이 되었습니다. 행정을 잘 모르는 장관이 오게 되어 여러분의 우려가 많았을 겁니다. 그래도 지난 1년, 여러분과 함께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행정자치부와 국민안전처가 통합을 했습니다. 청사도 이전하게 됩니다. 내년 2월이면 광화문과 세종으로 떨어져 있던 ‘이산가족’이 말 그대로 ‘한솥밥 식구’가 됩니다.

일도 많았습니다. 포항 지진과 제천·밀양 화재 등 재난 수습부터, 자치분권 로드맵·정부혁신계획 등 국정과제 수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서가 정말 분주했습니다. 분권에 대한 신념이 확고한 문재인 정부입니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은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이기도 합니다. 분권의 철학을 담은 새 헌법안을 대통령께서 발의했습니다. 야당이 지방선거와 동시 국민투표에 반대하면서 제동이 걸렸지만, 이제 지방선거가 끝난 만큼 국회에서 논의를 재개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소방관의 국가직화를 통해 소방청의 위상이 일신되고,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이 인권과 민주주의의 지킴이로 거듭나게 됩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게 재난이고, 해도 해도 어려운 것이 안전 업무입니다. 하지만 지방으로 뻗어있는 행정 조직 위에 오랫동안 축적해온 안전본부의 전문성이 더해져 재난 대응이 훨씬 잘 되었습니다. 조직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완연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 지난 1년 동안 우리 부는 열심히 일했습니다. 모두 우리 행정안전부 공직자 여러분의 노고 덕분입니다. 그러므로 취임 1주년에 치사를 받을 이는 제가 아니라 바로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은 다른 어느 정부 부처보다도 일을 잘 하십니다. 흔히 공무원은 법과 규정에 따라서만 일을 한다고 합니다. 늘 해오던 일을, 해오던 방식으로만 하려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달랐습니다. 어느 부처보다도 유연하고 개방적입니다. 청사의 탁상 위에서 펜대가 아니라, 지역의 현장에서 국민과 함께 일을 해보았기 때문입니다. 실제 국민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공무원이 하는 일이 현실 속에서 제대로 효과를 거두려면 어떤 자세와 관점을 갖추어야 하는지 체득하고 있습니다.
정권이 교체되고, 이것저것 일을 많이 벌이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 왔어도 여러분이 그 모든 일을 훌륭히 다 감당해주셨습니다. 저는 바로 그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과 지방을 오가며 업무 경험을 쌓는 우리 행안부의 전통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중추부처인 행정안전부인 만큼 여기서 만족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합니다. 시대가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남북 분단의 시대를 마감하고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새로 열어가고 있습니다. ‘안보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동북아 주변국 간의 역학관계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평화는 국민의 의식을 바꿀 것입니다. 국가에 대한 일방적 충성이 아니라, 국민이 국가의 존재 목적이라는 주권재민의 원리가 사회 전반에 더 깊이 뿌리 내리게 됩니다. 그에 발맞춰 우리 행정부의 일하는 방식도 한 단계 진전되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저도 ‘공무원’입니다. 같은 공무원으로서 오늘, 여러분과 함께 행정의 미래를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행정의 ‘반응성’을 한층 더 높여야 합니다. 정부의 역할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점점 많아지고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없던 문제도 새로 생기고 있고, 문제가 있었지만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지 않던 문제까지 이제는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것처럼 이제는 국민들의 요구에 ‘그건 우리 업무가 아닌데요’라고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정부가 져야 할 책임의 한계도 더 넓혀주길 국민은 바라고 계십니다. 전에는 10리 까지만 같이 가줘도 되었다면 이제는 100리, 200리를 가야 국가가 제대로 책임을 다 했다고 국민이 평가하십니다. 더 이상 ‘규정상 안 된다, 법이 없다’는 말로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됩니다. 없으면 만들어야 합니다. 부족하다면 고쳐서라도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못 본 척하거나 미봉할 게 아니라, 문제의 근원까지 파고 내려가 깊고 넓게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 행안부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부처입니다. 능력도 있고 권한의 범위도 넓습니다. 여러분이 자주 하는 농담을 알고 있습니다. ‘우주선이 나타나면 어느 부처가 나가서 맡아야 할까요?’ 여러분은 답을 아십니다. 이를테면 며칠 전, 여성 화장실 ‘몰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가족부, 법무부, 교육부, 경찰청과 함께 우리 부가 적극 나선 것을 여러분도 아실 터입니다.
저는 행안부의 업무 영역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좋다고 봅니다. 책임이 커지는 걸 두려워하지 맙시다. 그만큼 권한도 커질 것입니다. 일이 많아지는 걸 피하지 맙시다. 그만큼 국민적 지지를 얻게 될 것입니다. 공직자로서의 보람도 더 많이 느끼게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행정안전부 가족 여러분!
단언컨대 지금 여러분이 흘리시는 땀이 우리 대한민국을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 것입니다. 한반도 역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놀라운 속도로 변화해나가는 중입니다. 우리 행정안전부가 이 과정을 뒷받침합시다.
어떤 일을 맡겨도 척척 해내는 행정, 항상 든든하고 믿음직한 안전, 우리 행정안전부는 할 수 있습니다. 행전안전부의 3천 5백여 가족 여러분, 정말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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