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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를 가다] "남북통일 되면 철원이 제2의 서울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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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경원선의 종점인 백마고지역에 설치된 '철마는 달리고 싶다' 푯말 (사진=아시아경제)

철원 경원선의 종점인 백마고지역에 설치된 '철마는 달리고 싶다' 푯말 (사진=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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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강원도)=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서 민간인통제구역선 안쪽 부동산 가격이 20∼30%는 올랐어요. 경원선이 복원되고 세계평화공원이 개발되면 철원 경기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반도 중심에 위치한 철원이 남북 평화시대를 맞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접경지대'라는 지리적 약점이 전화위복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철원은 강원도에서도 최전방에 위치하고 있다. 북쪽으로는 휴전선이 지난다. 이런 지리적 특성 때문에 남북분단 전에 철원은 서울 용산에서 북한 원산까지 이어지는 경원선의 중심 지역으로 기능했다. 강원도에서 가장 큰 도시였던 철원은 한국전쟁 당시 중부전선 최고의 격전지가 되면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휴전 이후에도 각종 규제 탓에 군부대와 농업 등으로 겨우 경제 활동을 유지했다.

그런 철원이 남북 간 경제교류 핵심 통로인 경원선 철도와 도로망 복원 구상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철원 동송읍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A씨는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 구역에 정부 규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되면서 전체적으로 땅값이 많이 올랐다"며 "통일이 되면 제2의 서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원 지역에서는 무엇보다 경원선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현재 경원선은 남측에선 용산∼철원 구간이, 북측에선 평강∼원산 구간이 정상 운행 중이다. 비무장지대(DMZ) 등 남북 접경구간 26.5㎞는 복원이 필요하다. 현재 철원 경원선 종점인 백마고지역에는 흉물스럽게 끊어진 기찻길과 함께 '철마는 달리고 싶다'고 적힌 희망에 찬 푯말만 설치돼 있다.

'남북정상회담, 우리는 하나다'라고 적힌 현수막 뒤로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노동당사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

'남북정상회담, 우리는 하나다'라고 적힌 현수막 뒤로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노동당사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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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는 철원 백마고지역부터 월정리역을 거쳐 북측 군사분계선까지 11.7㎞ 구간이 복원 공사 대상이다. 남북의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면 수도권∼철원∼금강산∼러시아를 잇는 새로운 관광 루트가 생겨날 전망이다. 철원 백마고지 인근에 사는 주민 B씨는 "여기서 저 멀리 보이는 산은 모두 북한 땅이라고 보면 된다"며 "북한과 사이가 좋아지면서 전쟁 우려가 낮아지고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는 이 같은 경원선 복원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조건을 고려하면 경원선 공사가 우선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토지매입 문제도 대부분 해결됐고 주무 부처인 국토부와 정치권에서도 공사에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어서다.

이 외에도 철원평화산업단지 조성, 교통망 확충으로 인한 관광산업 활성화도 남북 평화시대에 발맞춰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당선된 이현종 철원군수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남북 경협 등을 활용해 지역발전을 견인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불확실한 기대심리로 인한 부동산 투자가 '묻지마 투기'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철원 토지 상당수가 외지인에게 매각된 상황에서 땅값 상승으로 인한 임대료 증가가 원주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철원 동송읍에서 만난 김경수(40)씨는 "땅값이 오른다고 해도 여기 사는 사람 중 땅 가진 사람은 많이 봐야 20%"라며 "요즘에도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가면 사람이 없을 정도로 크게 느껴지는 정도의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철원 공인중개사는 C씨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이미 외부 자금이 상당수 유입됐다"며 "땅 주인들이 불확실한 기대심리를 이용해 매물을 잘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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