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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노가리골목서 '노맥' 매력에 흠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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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3일 을지로3가 노가리 골목에서 '2018 을지로 노맥 축제' 열려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고된 하루를 마친 직장인들의 퇴근길에 시원한 맥주 생각이 간절하다면 을지로 노가리골목으로 가보자.

서울 중구는 22일과 23일 중구 을지로3가 을지로 노가리 골목 일대에서 '2018 을지로 노맥(노가리+맥주) 축제'를 연다.
2013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네 번째 열리는 이번 축제는 하이트진로 협찬을 받아 을지로 노가리·호프번영회에서 주관한다. 번영회 소속 16개 업소가 참여,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

행사 기간 중 단돈 1000원에 500cc 생맥주를 즐길 수 있다. 3500~4000원선인 생맥주를 똑같은 값을 내고 4잔이나 마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 가위바위보,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노가리 빨리 까기 등 방문객과 함께 하는 즉석게임도 펼쳐진다.
이번 축제 주체인 을지로 노가리·호프번영회는 행사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도록 중구에 기탁할 예정이다.

◆ 1980년 을지OB베어가 원조

을지로 노가리 골목의 원조는 '을지OB베어'다. 황해도 출신의 강효근씨가 1980년 당시 생맥주 체인인 OB베어의 서울 2호점으로 문을 열었다. 38년째 처음 모습 그대로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곳의 상징은 OB의 상징인 푸른색 곰이 새겨져 있는 간판이다. 다른 곳에서는 이런 간판을 더 이상 볼 수 없는지라 영업이 끝나면 사장이 가게 안으로 모셔 놓는 보물과도 같은 존재다.

이곳은 노가리 안주를 처음 선보인 집으로도 유명하다. 고향에서 김장에 넣어 먹던 동태의 맛을 잊지 못하던 강씨가 맥주집을 개업하면서 명태 새끼인 노가리를 안주로 내놓았다. 특히 강씨가 개발한 소스는 노가리 골목이 유명세를 치르게 만든 비법이다. 고추장을 기본으로 한 매콤하면서 톡 쏘는 맛의 소스는 노가리와 궁합이 잘 맞아 시원한 맥주를 절로 찾게 한다.
을지로 노가리골목서 '노맥' 매력에 흠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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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에는 500cc 한잔에 380원, 거기에 100원 짜리 안주를 더하면 500원도 안되는 돈으로 생맥주 한잔을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 을지로 일대의 회사원들이나 상인들이 이곳을 많이 찾았다.

두 번째로 문을 연 곳은 '뮌헨호프'다. 을지로에 왔다가 OB베어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넘치는 것을 보고 1989년 맥주의 본고장 뮌헨의 이름을 따 가게를 열었다. 한국의 옥토버페스트라는 '만선호프'는 우리나라에서 생맥주가 가장 많이 팔린다는 곳이다.

이런 식으로 하나씩 하나씩 거리에 맥주집이 생기면서 을지로 노가리 골목이 탄생했다.

◆ 옥외영업 허가로 노상에서도 맥주 맛 즐길 수 있어

을지로3가 일대는 타일도기, 공구상가 등이 있는데 퇴근 시간 이후엔 사람이 없어 황량하지만 을지로 노가리 골목은 불야성을 이룬다. 평일 저녁에도 을지로 노가리 골목은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려 발 디딜 틈이 없다. 좁은 골목에 빼곡하게 들어찬 간의 의자 사이로는 맥주를 나르는 직원들의 손길로 분주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연탄불에 잘 구워낸 쫄깃하고 담백한 노가리를 단돈 1000원에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가격을 동결해 요즘같이 물가가 비쌀 때 싼값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지난 2015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 2016년 중구에서 시작한 을지로 골목투어 프로그램인 '을지유람'의 코스에 포함돼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을지로 노가리호프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이 몰리는 업소는 도로변까지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영업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무질서한 영업행태와 통행 방해로 오가는 시민 또는 주변 업소와 마찰을 빚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중구는 이 일대를 골목 관광명소로 발전시키고 미래세대에 물려 줄 문화유산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상권 활성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5월 을지로 노가리호프 골목을 지역상권 활성화 사업구역으로 지정하고 옥외영업을 허용해 상인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구 관계자는“을지로는 70년대와 2000년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매일 밤 맥주와 노가리로 하루의 피로를 털어버리는 사람들이 가득하기도 하다”면서“상인들과 힘을 모아 이곳을 한국의 옥토버페스트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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