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나고 자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핫도그 장사를 하는 30대 청년 아르투르씨는 "솔직히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는 "많은 돈을 낭비해가며 월드컵을 개최했어야 했나 싶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66)을 "신뢰할 수 없다. 그는 국민의 세금을 뒤로 빼돌리는 나쁜 대통령"이라고 했다.
아르투르씨 외에도 러시아에서는 월드컵을 앞두고 '푸틴 불신'의 분위기가 싹트고 있다. 푸틴은 지난 5월 77%의 지지율로 4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77%는 허수"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수도 모스크바에 결집된 부유층들이 만들어낸 허수일 뿐, 실제 서민들은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푸틴은 무엇보다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개선하려 한다. 그는 월드컵 기간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초대해 만날 계획이다. 오는 21~23일에는 우리 문재인 대통령(65)을 만나 정상회담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2)과의 정상회담 시기도 조율 중이다. 빠르면 월드컵 기간 중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경제 활성화 문제도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월드컵으로 러시아의 경기는 부양되겠지만 '월드컵 효과'의 지속기간은 매우 짧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푸틴은 월드컵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타국의 편견과 이미지 등을 바꿔야 한다. 외국은 러시아에 대해 테러, 마피아, 인종차별 등을 우려한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 현지방송 뉴스에서는 러시아와 테러에 관련된 특집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에 푸틴과 러시아는 월드컵경기장과 도시 내 보안과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공항과 경기장 등지에서 보안 검색을 철저히 하고 있다.
이들 할일을 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축구대표팀의 활약도 중요하다. 대표팀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그만큼 국민들의 성원이 모여 푸틴의 할일들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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