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북한은 북ㆍ미회담을 이후로 비핵화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그동안 국제사회와 약속을 거듭 어겨와 다음 행보에 따라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원칙을 지킬지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먼저 제시할 수 있는 카드는 다양하다. 종전선언 및 불가침 선언, 평화협정 체결, 대북제재 해제, 연락사무소 개설, 북미수교 등 미국의 대북안전보장 및 관계정상화 조치와 북한의 핵탄두ㆍ핵물질ㆍ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해외반출 등 초기 비핵화 조치, 핵프로그램 신고와 검증ㆍ사찰 같은 비핵화 과정은 앞으로 동시행동원칙에 따라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미군사연습 중단을 밝힌만큼 북한의 행동도 뒤따라야 한다.
북한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보여줄 수 있는 확실한 카드는 우선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대형 로켓엔진 시험시설과 대형 발사대,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 인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장, 평양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 등을 폐쇄해야한다. 이들 지역의 시설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SLBM에 장착되는 로켓엔진 시험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앞서 북한은 최근 평앙북도 구성시 이하리에 있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인'북극성 2형'의 지상 시험용 발사대를 폐기한 바 있다.
또 함경북도 동해안의 신포 조선소 인근에선 주로 SLBM 시험발사와 엔진시험이 이뤄진다. 북한은 작년 8월 신포 앞바다에서 SLBM인 북극성-1형을 시험 발사했다. 같은 해9월에는 신포에서 SLBM 개발을 위한 미사일 엔진 지상 분사시험이 진행된 바 있다. 평양 산음동에 있는 미사일 종합 연구단지도 폐기 대상으로 지목된다. 이곳에서는 그간 각종 탄도미사일 기술개발과 함께 엔진시험이 진행돼왔다.
북미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가능한 이른 시일안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측의 '해당 고위 인사' 간 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만큼 추후 회담에서 구체적인 다음 수순의 조치를 신속하게 논의해 빠르게 실행해 나가는데 주력할 것으로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현재는 북미가 우선 신뢰를 만들어가야 할 때"라며 "욕심을 내 상대방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기에 앞서, 먼저 신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북미 모두 인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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