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이 0-0으로 끝나자 우리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오스트리아(레오강)=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는 축구대표팀이 오스트리아 레오강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요즘 대표 선수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 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내가 월드컵에 나갈 때(1990~2002년)만 해도 매체라고 하면 신문과 방송이 주류였다. 대표팀이 외국에 나가면 우리 신문과 방송을 볼 수 없어서 여론을 알지 못했다"면서 "대회 중간에 집에 계신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한국은 어때?'라고 물으면 '난리 났어'라고 이야기를 듣고 아는 게 전부였다. 지금 선수들은 스마트폰 등으로 댓글을 실시간으로 접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대표팀은 온라인 여론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레오강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1인1실로 생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만 금지될뿐, 스마트폰은 사용하고 있어 온라인으로 뉴스를 언제든지 접한다. 팬들은 온라인에서 대표팀의 경기력을 강하게 질타한다. 이는 대표팀 경기에도 영향을 준다. 7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의 티볼리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친선경기(0-0 무) 때 그런 모습이 역력했다.
결과마저 좋지 않자 선수들은 인터뷰를 하며 팬들의 비난부터 신경 썼다. 주장 기성용은 "내가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예선 때부터 '앞으로 좋아질 겁니다. 잘하겠습니다'는 얘기를 했는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다. 지키지 못할 말을 한 것 같아 후회가 되더라. 부담도 많이 느낀다"고 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미디어에 다 얘기할 수 없는 점을 양해바란다"며 대표팀 전술과 계획, 구상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축구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비난이 일면 가장 직격탄을 맞는 사람은 감독"이라며 "선수들은 비난 여론을 확인하기 쉬운 환경에 있다. 이로 인해 감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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