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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남의 찍고 쓰고]녹슬고 악취까지…무관심에 골병 앓는 도심 속 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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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6월, 도심 속 위인들 동상이 멍들고 있다

지난 4월 24일, 서울 종로 네거리에 순국 123년 만에 세워진 녹두장군 전봉준 동상 근처에 술에 취한 노숙인이 잠을 자고 있다. 행인들은 악취에 코를 막은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지난 4월 24일, 서울 종로 네거리에 순국 123년 만에 세워진 녹두장군 전봉준 동상 근처에 술에 취한 노숙인이 잠을 자고 있다. 행인들은 악취에 코를 막은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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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을 의심할 만한 광경이 펼쳐졌다. 남산공원의 김유신 장군상 뒤로 관광객들이 야영금지 구역인데도 불구하고 텐트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기자를 본 관광객들은 황급히 텐트를 걷고 어디론가 발걸음을 재촉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두 눈을 의심할 만한 광경이 펼쳐졌다. 남산공원의 김유신 장군상 뒤로 관광객들이 야영금지 구역인데도 불구하고 텐트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기자를 본 관광객들은 황급히 텐트를 걷고 어디론가 발걸음을 재촉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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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 동상 곳곳에 거미줄이 쳐져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유관순 열사 동상 곳곳에 거미줄이 쳐져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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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호남 기자] 6월이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충성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추모하는 달이지만 그 의미는 점점 퇴색되고 있다. 현충일에 조기를 게양하고 추모 사이렌에 묵념을 하는 연례행사조차 생활 속에서 멀어지는 느낌이다.
서울 곳곳에 세워져 있는 위인 동상들 역시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아 외관은 녹슬었고 주변엔 쓰레기와 담배꽁초 등이 가득하다. 새똥과 노숙인 분뇨로 인한 냄새, 지저분한 낙서 등으로 위인들은 골병을 앓고 있다.

강우규 의사 동상은 노숙인 밀집 구역인 서울역 광장에 위치해 있다. 동상 주변엔 노숙인의 짐은 물론 마시다 버린 소주병 등 쓰레기가 널려 있어 지나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4월 24일, 서울 종로 네거리에 순국 123년 만에 세워진 녹두장군 전봉준 동상도 마찬가지다. 근처에는 술에 취한 노숙인이 잠을 자거나 오물이 널려있다. 행인들은 악취에 코를 막은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현충시설의 허술한 관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중구 회현동 남산공원에 자리한 다산 정약용 선생상에는 책 책(冊)과 뫼 산(山) 그리고 숫자 25, 4.8이라는 의문의 낙서가 새겨져 있다. 서울시 공원운영과 관계자는 순찰과 주변 청소를 매일 1~2회 하고 있지만 낙서가 언제부터 생긴 건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유관순 열사 동상의 새김글엔 가족관계와 순국한 날짜 등 잘못된 정보가 새겨져 있음이 파악됐다. 유 열사는 충남 천안군 동면 용두리에서 유중권과 이소제 씨의 3남 2녀 중 차녀로 태어났으나 새김글엔 “류관순은 ~ 4남매 중 외딸로 태어났다”고 잘못 새겨져 있다. 순국한 날짜는 ‘1920년 9월 28일’이 아닌 ‘10월 12일’로 잘못 새겨진 채 방치돼 있다.

김유신 장군상 앞엔 두 눈을 의심할 만한 광경이 펼쳐졌다. 야영금지 구역인데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이 텐트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기자를 본 관광객들은 황급히 텐트를 걷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전국에 흩어진 현충시설은 총 2,037개다. 하지만 여전히 관리 상태는 미흡하다. 관리 주체는 서울시와 자치구, 시설공단 등 다양하지만 누구 하나 나서는 곳은 없다.

더 큰 문제는 동상을 스스럼없이 훼손하는 ‘시민의식’이다. 동상은 녹슬어도 그들의 업적은 녹슬지 않는다. 이젠 현충시설을 지킬 수 있는 지속적인 관리와 건강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다. /사진·글=문호남 기자 munonam@

1932년 일왕 히로히토를 향해 폭탄을 던지려 팔을 힘껏 뒤로 젖힌 모습을 한 이봉창 의사 동상의 빛바랜 모습이다. 3.5m 높이의 동상은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아 심하게 녹슬어 얼룩덜룩했다. 1995년에 세워진 이 의사 동상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곳은 없다. 관리 주체는 서울시와 자치구, 시설공단 등 다양하지만 누구 하나 나서는 곳은 없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932년 일왕 히로히토를 향해 폭탄을 던지려 팔을 힘껏 뒤로 젖힌 모습을 한 이봉창 의사 동상의 빛바랜 모습이다. 3.5m 높이의 동상은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아 심하게 녹슬어 얼룩덜룩했다. 1995년에 세워진 이 의사 동상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곳은 없다. 관리 주체는 서울시와 자치구, 시설공단 등 다양하지만 누구 하나 나서는 곳은 없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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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한 노숙인이 서울역 광장에서 고성을 지르며 소란을 피웠다. 노숙인은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경찰과 노숙인이 강우규 의사 동상 앞을 지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만취한 노숙인이 서울역 광장에서 고성을 지르며 소란을 피웠다. 노숙인은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경찰과 노숙인이 강우규 의사 동상 앞을 지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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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노숙인 밀집 구역, 서울역 광장에 위치한 강우규 의사 동상. 남루한 행색의 노숙인들이 빛바랜 동상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국내 최대 노숙인 밀집 구역, 서울역 광장에 위치한 강우규 의사 동상. 남루한 행색의 노숙인들이 빛바랜 동상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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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4일, 서울 종로 네거리에 순국 123년 만에 세워진 녹두장군 전봉준 동상 근처에 술에 취한 노숙인이 잠을 자고 있다. 행인들은 악취에 코를 막은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지난 4월 24일, 서울 종로 네거리에 순국 123년 만에 세워진 녹두장군 전봉준 동상 근처에 술에 취한 노숙인이 잠을 자고 있다. 행인들은 악취에 코를 막은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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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회현동 남산공원에 자리한 다산 정약용 선생상에 책 책(冊)과 뫼 산(山)이라는 의문의 낙서가 새겨져 있다. 서울시 공원운영과 관계자는 순찰과 주변 청소를 매일 1~2회 하고 있지만 낙서가 언제부터 생긴 건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서울 중구 회현동 남산공원에 자리한 다산 정약용 선생상에 책 책(冊)과 뫼 산(山)이라는 의문의 낙서가 새겨져 있다. 서울시 공원운영과 관계자는 순찰과 주변 청소를 매일 1~2회 하고 있지만 낙서가 언제부터 생긴 건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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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선생상에 새겨진 눈에 확 띄는 낙서. /문호남 기자 munonam@

다산 정약용 선생상에 새겨진 눈에 확 띄는 낙서.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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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선생상이 숫자 25, 4.8 등 의문의 낙서로 뒤덮여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다산 정약용 선생상이 숫자 25, 4.8 등 의문의 낙서로 뒤덮여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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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 앞에 자리한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흉상 근처에 먹다 남은 커피 일회용컵이 나동그라져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 앞에 자리한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흉상 근처에 먹다 남은 커피 일회용컵이 나동그라져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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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영 선생의 흉상 옆모습.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아 얼굴이 얼룩덜룩 녹슬어 있다. 눈가엔 거미줄이 보인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회영 선생의 흉상 옆모습.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아 얼굴이 얼룩덜룩 녹슬어 있다. 눈가엔 거미줄이 보인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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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이회영 선생의 흉상 근처에서 흡연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한 시민이 이회영 선생의 흉상 근처에서 흡연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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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영 선생의 흉상에 새똥이 묻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회영 선생의 흉상에 새똥이 묻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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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공원의 김유신 장군상 뒤로 텐트를 쳤던 관광객들이 기자를 보자 황급히 텐트를 걷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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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앞에 위치한 나석주 열사 동상. 날카로운 눈매, 꾹 다문 입. 1926년 12월 조선수탈의 심장인 동양척식주식회사를 향해 폭탄을 던졌던 그 결의가 뿜어져 나온다. 하지만 녹물로 동상 곳곳이 시퍼렇게 물들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앞에 위치한 나석주 열사 동상. 날카로운 눈매, 꾹 다문 입. 1926년 12월 조선수탈의 심장인 동양척식주식회사를 향해 폭탄을 던졌던 그 결의가 뿜어져 나온다. 하지만 녹물로 동상 곳곳이 시퍼렇게 물들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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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 동상의 새김글엔 가족관계와 순국한 날짜 등 잘못된 정보가 새겨져 있다. 유 열사는 충남 천안군 동면 용두리에서 유중권과 이소제 씨의 3남 2녀 중 차녀로 태어났으나 새김글엔 "류관순은 ~ 4남매 중 외딸로 태어났다"고 잘못 새겨져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유관순 열사 동상의 새김글엔 가족관계와 순국한 날짜 등 잘못된 정보가 새겨져 있다. 유 열사는 충남 천안군 동면 용두리에서 유중권과 이소제 씨의 3남 2녀 중 차녀로 태어났으나 새김글엔 "류관순은 ~ 4남매 중 외딸로 태어났다"고 잘못 새겨져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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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 동상의 새김글에 순국한 날짜가 '1920년 9월 28일'이 아닌 '10월 12일'로 잘못 새겨진 채 방치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유관순 열사 동상의 새김글에 순국한 날짜가 '1920년 9월 28일'이 아닌 '10월 12일'로 잘못 새겨진 채 방치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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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0월 애국선열조상건립위원회에 의해 세워진 장충단공원의 유관순 열사 동상. 열사를 받들고 있는 기둥 하단부가 부서질 듯 부식이 심한 모습이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970년 10월 애국선열조상건립위원회에 의해 세워진 장충단공원의 유관순 열사 동상. 열사를 받들고 있는 기둥 하단부가 부서질 듯 부식이 심한 모습이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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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일왕 히로히토를 향해 폭탄을 던지려 팔을 힘껏 뒤로 젖힌 모습을 한 이봉창 의사 동상이 무관심 속에 녹슬어 가고 있다. 동상은 녹슬어도 그들의 업적은 녹슬지 않는다. 이젠 현충시설을 지킬 수 있는 지속적인 관리와 건강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932년 일왕 히로히토를 향해 폭탄을 던지려 팔을 힘껏 뒤로 젖힌 모습을 한 이봉창 의사 동상이 무관심 속에 녹슬어 가고 있다. 동상은 녹슬어도 그들의 업적은 녹슬지 않는다. 이젠 현충시설을 지킬 수 있는 지속적인 관리와 건강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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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남 기자 munon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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