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대학 입시로 불리는 중국판 수능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가오카오는 다음달 7일부터 8일까지(일부 9일까지) 중국 31개 성ㆍ자치구ㆍ직할시별로 동시에 실시된다. 응시자는 지난해 보다 35만명이 늘어난 975만명. 대부분이 2000년에 태어난 학생들이다. 올해 가오카오 응시자는 2010년 이후 최대치가 될 전망이다.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경제가 발전하면서 지역별 빈부 격차가 심해진 중국에서 명문대 간판은 든든한 집안배경과 돈 없는 사람이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됐다. 한국에서는 수시전형, 정시전형, 논술 및 면접 등 수능 점수를 만회할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지만 중국 가오카오에서 패자부활전은 없다.
인구 14억명이 사는 중국에 대학 수는 전문대를 포함해 2600개 남짓이다 보니 대학 입시 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베이징 안에 있는 유명 대학 입학 경쟁률은 1000대1을 넘기기도 한다. 경쟁이 치열한만큼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심하다. 가오카오 성적 발표일 이후 며칠간은 어김없이 성적을 비관해 목숨을 끊는 학생들이 줄줄이 뉴스에 나올 정도다. 명문대 입학진학률이 높은 허베이성(河北省)의 한 학교는 매년 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르자 가오카오를 앞두고 미봉책으로 감옥을 연상시킬 수 있는 철창을 설치하기도 했다.
중국 중산층의 확대는 가오카오 열기가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소득수준이 갑자기 높아진 중국인들이 자녀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지갑을 더 과감히 열테고 본격적으로 사교육에 뛰어드는 연령도 갈수록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이미 이 단계를 밟았고, 지금도 고난한 여정을 멈추지 못하고 같은 길을 계속 가고 있다. 현재 베이징 내 쇼핑몰들이 맨 꼭대기층, 혹은 몇개 층을 아이들 학원용으로 내주는 경우가 많은 것만 봐도 사교육 시장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알수 있게 한다.
한국이 이미 '입시지옥'을 경험했듯이 중국에서도 인생 시험 가오카오의 부담은 커다란 사회문제가 돼서 기존에 형성된 교육제도에 물음표를 던질 것이다. 중국 부자들이 왜 자꾸 해외로 나갈까. 답답한 교육현실에도 책임이 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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