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北 진단 보고서 의회 제출‥트럼프 대통령 참고 했을 가능성
[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미국 국방부가 지난 4월 의회에 보고한 북한 정세 보고서가 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북한이 여전히 핵을 정권 유지의 핵심으로 간주하고 있어 비핵화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국방부는 22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과 관련된 2017년 군사 안보 사안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북ㆍ미 간 대화와 비핵화 의지를 밝히기 전인 2017년의 상황을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이 지난해 미국과 한국에 대한 최후의 승리를 선전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야심을 담은 것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무력을 사용해 남북통일을 시도할 경우 미국과 우방국들의 방해가 있을 것을 대비해 핵을 가지려 하는 김 위원장의 야심이 반영됐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재래식 군사력으로는 한미 연합군 전력에 대항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최고 지도자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의구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서도 핵개발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역시 김정은 정권의 유지가 핵개발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마침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 발언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ㆍ미 회담의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회담이 연기되거나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도 비핵화 시 김정은 정권의 안정을 거듭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통일을 언급한 부분도 이례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개의 한국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 당신이 추구하는 비전이냐. 장래 어느 시점에 통일될 것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들은 합치게 될 것(get together)이며 '원코리아(one Korea)'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통일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 보고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날 발언의 상당수가 보고서의 내용에서 힌트를 얻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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