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대형마트서 한우 훔친 40대 주부 구속

서울 서초경찰서는 대형마트에서 식료품을 상습절도한 양모(42·여)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양씨가 마트에서 훔친 절도품들. (사진=서초경찰서 제공)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생활고를 못 이겨 대형마트에서 식재료를 수시로 훔친 40대 여성이 구속됐다.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양모(42·여)씨는 20대 초반에 자녀 2명을 출산한 후 남편과 불화로 헤어진 뒤 아이들을 혼자 키운 것으로 전해진다.

양씨는 지난해 두 번재 남편과도 별거 뒤 이혼 절차를 밟게 된 후 아들 둘과 서울 양재동의 작은 월세방에서 삯바느질 등으로 생활을 이어나갔다.

두 아들은 성인이 됐으나 직장은 잡지 못했고, 지난해 말 품삯을 받던 일자리까지 잃으며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

양씨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과거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던 버릇을 주업으로 삼게 됐다. 작년 12월께부터 매일같이 자잘한 식료품·생활용품을 훔치기 시작한 그는 갈수록 대범해져 한우 등 비싼 식재료까지 손을 댔다.

최근에는 마트 직원이 옆에 있는데도 물건을 몰래 집어 가방에 넣거나, 하루에 마트 2∼3곳에서 물건을 훔치는 등 범행에 대담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마트 측의 신고로 양씨의 범행을 접수했다. 그의 범행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인하고 그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뒤를 쫓았다.

경찰은 지난 10일 양씨가 경기도 이천의 한 대형마트에 나타난 사실을 파악해 뒤를 쫓아 그를 검거했다. 양씨는 경찰 차량을 보고 당황해 차량으로 10㎞가량 도주했으나 끝내 경찰에 붙잡혔다.

양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약 5개월 동안 60여 차례에 걸쳐 700만원 상당 식료품을 절도한 혐의(상습절도)로 13일 구속돼 18일 검찰에 넘겨졌다.

양씨는 범행을 대부분 시인하고 있으며, 경찰은 추가 범행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