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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주가 뛰는데…'종주국'이라던 韓 "스포츠 맞아?" 논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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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린 e 스포츠월드 챔피언십 경기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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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e스포츠의 주가가 뛴다. 제도권 스포츠 종목으로 바라보는 국제 체육계의 관심이 크다. 아시안게임 종목 채택에 이어 종합스포츠대회 최고 무대인 올림픽 입성을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러나 e스포츠 종주국을 자부하는 우리나라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국내 체육계는 여전히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로 인정해야 하는 지에 대한 원론적 논쟁 등으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ISF)가 발간하는 국제스포츠뉴스의 최근 소식에 따르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7월경 하루 일정으로 스위스 로잔에서 e스포츠 관계자들과 회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바흐 위원장은 독일 스포츠매체 스포르트 인테른과 인터뷰하며 "e스포츠는 흥미롭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젊은이들이 참여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종목이다. 올림픽 무브먼트(운동 확산) 차원에서 이러한 상황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e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에 포함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해당종목 선수단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대화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스포츠는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의 종목 입성을 목표로 한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e스포츠계의 이러한 움직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격렬한 신체 활동으로 경쟁하는 올림픽의 특성을 고려할 때 e스포츠가 정통 스포츠인지 확신하기 어렵고, 폭력성이 강한 게임도 많아 평화를 지향하는 올림픽의 가치와 맞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열린 IOC 정상회의 때 분위기가 달라졌다. "e스포츠의 경쟁적 요소도 스포츠 활동으로 간주할 수 있고, 해당 선수들은 다른 종목과 비슷한 강도로 준비하고 훈련한다"고 평가한 것이다.
e스포츠 주가 뛰는데…'종주국'이라던 韓 "스포츠 맞아?" 논쟁만 원본보기 아이콘

이는 e스포츠가 산업적으로 세계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실적을 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자료에서 2017년 4억3500만달러(약 4700억원)였던 e스포츠의 글로벌 산업 규모가 연평균 19.1%씩 증가해 2021년에는 8억7400만달러(약 943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림픽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을 높이고 중계권 수익 등을 늘리기 위해 종목 선정이나 규칙 개정에 공들이는 IOC 입장에서도 e스포츠는 파급력이 있고 매력적인 콘텐츠다. 다만 바흐 위원장은 "폭력적인 게임들이 올림픽에 들어올 수 없도록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임에 내재된 폭력성이 평화를 지향하는 올림픽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e스포츠는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며 종합스포츠대회 입성을 위한 물꼬를 텄다.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지난 14일 e스포츠의 시범종목 채택을 공식 발표하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아레나 오브 발러, 프로 에볼루션 사커(PES), 클래시 로얄 등 6개 세부종목도 선정했다. 해당 종목 경기단체에서 선발전을 하고 각국 올림픽위원회가 오는 31일까지 아시안게임에 나갈 선수 명단을 대회 조직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엔트리 제출 마감이 열흘 남짓한 20일 현재까지 출전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내 e스포츠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한국 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의 회원단체가 아니라 선수 선발이나 출전 승인 등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e스포츠 대회 현장

e스포츠 대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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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회원단체가 되려면 6개 이상의 시도 체육회에 해당 종목 단체가 가입해야 하는데 e스포츠는 이를 하나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3월 아시안게임 종목에 한해 시도체육회 가입을 1곳 이상만 충족하면 회원단체 등급(정가맹·준가맹·인정단체) 가운데 인정단체 지위를 부여하겠다고 조건을 완화했다. e스포츠협회를 돕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까지 나서 시도체육회 2곳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체육계에서는 'e스포츠를 제도권 스포츠로 봐야 하는가'라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대한체육회는 타 종목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원칙을 강조하고, 시도체육회에서는 "분란을 막으려면 대한체육회가 규정을 바꾸거나 절차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며 책임을 미루는 형국이다. 팬들은 청와대 게시판을 통해 우리 e스포츠 팀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청원을 올리고 해결을 바라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에 나가 좋은 성적을 내고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게임산업의 잠재력을 알리고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우리 선수단의 출전을 위해 해결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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