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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초환 시스템, 이대로 좋은가]20년 장기보유자, "저도 투기꾼인가요?"(종합)

최종수정 2018.05.18 16:13 기사입력 2018.05.1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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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에 위치한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모습.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에 위치한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모습.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집값이 9억이 넘지 않아 2년전부터 주택연금을 이용해 노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희 아파트도 재건축을 한다고 하는데 저같이 소득이 없는 사람은 무슨 돈으로 부담금을 내놓나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과 함께 불거진 건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 논란 외 실수요자의 '주거권'을 위협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행대로라면 20년을 거주한 주민들도 똑같이 부담금을 내야한다. 수십년간 낡은 아파트에 살면서 재건축 비용조차 부담스러웠을 실수요자들은 이제는 개발이익 비용으로만 억대 세금을 따로 내야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 아파트에 통보된 재건축 부담금이 적정한지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갑론을박이 실수요자의 '주거권' 위협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주민들은 "부담금을 내려면 평생 살던 집을 팔고 다른 동네로 떠나야 할 판이다. 정부가 무슨 권리로 이사를 하라고 압박하는 거냐"고 반발한다. 반포현대 아파트 등 일부 재건축 조합원은 인터넷 등 커뮤니티 공간은 물론 해당 구청에 직접 항의도 하고 있다. 일각에선 "차라리 재건축을 하지 말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다중과세라는 지적에도 힘이 붙고 있다. 부동산 거래시 이미 양도소득세를 내고 있고 보유 기간에는 보유세를, 가족간 이전시에는 상속·증여세까지 내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이익에 대한 세금은 이중, 다중 규제라는 얘기다.
이렇게되면 재건축 과정에서 조합이 부담해야할 부담금도 재논의돼야한다는 게 일부 정비업계의 주장이다. 서울시내 재건축 사업의 경우 조합이 개발이익 일부를 공공시설이나 임대주택 등 기부체납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어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환수제는 아직 매도하지 않은 아파트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세금 부담할 능력이 없는 소유자는 아파트를 처분해 세금을 납부할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이같은 중복 규제와 주거권 침해는 부동산 시장 자체를 왜곡 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다보니 반포현대를 계기로 부작용을 감안한 관련 법률 개정안은 더욱 주목 받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환수 대상에서 장기보유자를 제외하는 방안으로 '20년 이상 토지 등 소유자'에 대한 재건축 부담금을 면제하는 내용이 골자다. 예컨대 1가구 1주택자로 수십년간 주택을 갖고 있다가 조합원이 돼 투기꾼으로 몰린 경우, 또는 높은 가격으로 주택을 매입해 부당하게 이익을 환수당할 수 있는 경우 등에 대한 구제책이다.

세부적으로는 부과개시시점과 부과종료시점 간의 최대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업 장기화로 인해 천문학적인 환수금을 내야하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와함께 부담금 납부기한은 현행 부과일 기준 6개월 내에서 1년 이내로 연장했다. 이 법안을 발의한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장기주택 보유자와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역시 치밀하지는 않다. 장기보유를 규정하는 기준을 삼아야하는데 이를 구분하는 작업 자체가 논란인데다 장기보유자만 제외하고 산정할 경우 나머지 주민들이 부담해야하는 액수만 더 커질 수 있어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산정 과정부터 명확하지 않은데다 강남 전체를 투기 시장으로 판단해 접근한 결과"라며 "개발 이익이라는 명분으로 사람들의 주거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살펴야한다"고 밝혔다.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 통보 후 배분방식은 이미 진통이 일고 있다. 당초 예상액보다 16배나 많은 108억원이 통보되자 이를 조합원 80명 총수로 나눠 균등하게 1인당 1억3569만원을 배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개인별 집을 산 가격이 달라 이익금이 다를 수 밖에 없는 만큼 균등 배분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포현대는 조합원 총회 등을 거쳐 배분 및 납부방법 등을 결정할 계획이지만 이견 조율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향후 국회에서 논의될 조정안에 다양한 변수가 반영돼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 개시 후 아파트를 매입한 경우 시세 상승분을 이미 지불해 일괄적인 환수금을 적용받는 것은 공평하지 않은 과정"이라며 "향후 구체적인 면제 구간이 확정돼 명시하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도 걸러내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규 법무법인인본 대표변호사는 "특정 집단에 부과하는 조세로 좀더 세분화된 기준으로 집행이 돼야했지만 다양한 변수 등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개인의 현실적인 세 부담능력 등이 고민되지 않아 결국에는 피해자만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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