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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96> 암 재발이 두렵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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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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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를 받는 사람들은 하루라도 빨리 완치되었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절제수술이나 화학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또는 표적치료를 받고나서 의사들로부터 완치라는 말을 듣기는 쉽지 않다. 치료받고 얼마쯤 지난 뒤에 검사결과 암이 없어져 보이지 않으면 완치라는 말 대신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response)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암 치료 받고 정밀검사에서 완전관해로 확인되더라도 암이 나았다고 보기는 이르다. 암은 치료받은 뒤 2년 전후에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며, 드물게는 5년 이후에 재발하기도 하는데, 대체로 빨리 재발할수록 심각한 경우가 많다. 암환자와 가족들은 재발의 두려움을 떨쳐내기 어렵기 때문에 재발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기간 내내 검진을 받는 것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준다.
재발하는 암은 재발하는 위치에 따라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한다. 처음 발생한 장소에서 재발하면 국부 재발(local recurrence), 가까이에 있는 림프절이나 조직에서 재발하면 구역 재발(regional recurrence), 허파나 간, 뼈, 뇌의 경우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부위에서 재발하면 원격 재발(distant recurrence)이라 부른다.

절제수술을 받고 재발하는 암은 수술할 때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고 남아 있는 암세포가 새로운 종양으로 성장하는 경우와 다른 부위로 이동한 암세포가 너무 작아(미세전이) 검사에서 찾지 못했다가 나중에 종양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있다. 의사들은 절제수술할 때 암세포가 남아있을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많이 절제하려 하지만, 작은 암을 모두 제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화학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표적치료를 받고 정밀검사에서 암이 보이지 않는 완전관해 상태에서도 암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치료들은 근본적으로 암세포를 모두 죽이기는 어렵기 때문에 남아있는 암세포가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하면 암은 재발한다.
화학항암제는 분열 중에 있는 암세포를 죽이는데, 모든 암세포가 동시에 분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 암세포는 살아남는다. 항암제를 반복해서 사용하면 살아남는 암세포를 줄일 수는 있지만, 다 죽이기는 어렵다. 완전관해 상태에서도 면역세포가 남아있는 암세포를 제거하지 못하면 암은 재발하는데, 항암치료로 기능이 약해진 면역세포가 남아있는 암세포를 다 죽이기는 어렵다.

암 재발의 또 다른 원인은 암세포의 내성(resistance)이다. 암세포는 화학항암제나 표적항암제와 같은 약물을 사용하여 치료할 때 이러한 약물에 잘 죽지 않는 방향으로 유전자변이를 일으켜 내성을 나타내는데, 이러한 내성 때문에 살아남는 암세포가 성장하면 암은 재발한다.

재발한 암의 치료에는 낫기 위한 치료뿐만 아니라 보완적인 치료나 증세완화 치료 또는 신약의 임상시험 치료도 포함되는데, 치료 결과는 암을 처음 치료할 때보다 좋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더구나 어두운 치료 전망 때문에 환자들은 두려움이나 분노, 걱정, 우울, 절망, 비난 등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감정을 갖기 쉬워서 암은 빠르게 악화될 소지가 많다. 예방이 중요한 이유다.

암의 재발을 예방하는 방법은 암을 예방하는 방법은 물론, 암에 처음 걸리거나 재발하였을 때 자연치유하는 방법과 똑같다. 차이가 있다면, 암에 걸린 적이 있거나 투병중인 사람은 약해진 면역력을 회복하기 위하여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암물질에의 노출을 줄이고, 암에 걸리고 악화될 수밖에 없었던 ‘암 도우미’의 생활을 버리며, ‘생명 도우미’의 삶을 생활화하여 한다.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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