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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초환 시스템, 이대로 좋은가①] ‘유령 조합원’ 골머리…인별 부과방식 검토해봐야

최종수정 2018.05.16 11:09 기사입력 2018.05.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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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납부의무자 '조합', 논란의 불씨…조합 해산 또는 재산 부족 시 법적 분쟁 우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거액의 재건축 부담금 통보가 현실이 된 이후 부동산시장은 패닉 상황이다.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이뤄진다. 부동산 개발이익을 합리적인 선에서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는 있지만 설득력을 지니려면 전제가 필요하다. 재건축 부담금의 애초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운영 시스템을 바로잡는 일이다. 3회에 걸쳐 재건축 부담금 부과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점을 살펴보고 개선안을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한남 파라곤(옛 한남연립) 야간 전경. 조합원 1인당 5544만원의 부담금이 부과됐다.

한남 파라곤(옛 한남연립) 야간 전경. 조합원 1인당 5544만원의 부담금이 부과됐다.



"재건축 사업에서 발생하는 초과이익을 환수함으로써 주택가격 안정과 사회적 형평을 기해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사회 통합에 이바지한다." 재초환법은 이 같은 목적으로 탄생했다. 재건축 사업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전용 107.47㎡는 지난 2월 33억8000만원에 팔렸다. 5년 전인 2013년 5월에는 반포주공1단지 107.47㎡가 17억원에 매매된 바 있다. 5년 새 아파트값이 16억8000만원 뛴 이유는 재건축 기대감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재건축 사업에 대한 견제 장치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부동산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폭등, 사회적인 박탈감 심화 등 여러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재건축 부담금이라는 견제 장치를 마련했다.

재건축 부담금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개발 이익이 발생할 경우 재건축 초과이익의 최대 50%까지 납부하는 제도다. 재건축 사업 준공인가일 주택가격에서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시점의 주택가격, 정상주택가격상승분, 개발비용을 뺀 금액을 토대로 재건축 부담금을 산정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재초환법에 따른 재건축 부담금 납부 의무자는 조합이다. 조합원 개인별 부과가 아니라 조합이 책임을 지는 구조가 논란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연립 사건이다.

한남연립은 2012년 재건축을 통해 한남파라곤 아파트로 바뀌었는데 조합원 1인당 5544만원의 재건축 부담금이 부과됐다. 한남연립은 부담금이 과도하다면서 행정소송에 이어 2014년 헌법소원까지 냈다.

헌법재판소는 4년이 흐른 현재까지 한남연립 사건의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조합에 부과한 부담금을 내지 않고 소송을 이어가면서 가산금도 점점 불어나고 있다. 법무법인 인본의 김종규 변호사는 "개발이익 산출 시 가격 기준의 비합리성과 거액의 납세비용 발생으로 조합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남연립 조합은 소재도 파악되지 않는 '유령 조합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조합원 모두가 납부해야 할 재건축 부담금을 낼 경우 문제가 없지만, 조합원이 내지 않고 버티거나 소재 파악조차 되지 않을 경우 문제는 복잡해진다.
[재초환 시스템, 이대로 좋은가①] ‘유령 조합원’ 골머리…인별 부과방식 검토해봐야


조합의 재산이 부족하거나 조합이 해산돼 재건축 부담금을 내지 못하면 준공 당시 주택을 공급받은 조합원이 재건축 부담금 납부 의무를 진다. 조합원이 31가구에 불과한 한남연립도 유령 조합원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수천 가구의 조합원이 있는 대형 재건축 단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재건축조합(정비사업조합)은 법인이다. 따라서 조합이 실제로 권리 의무의 주체"라면서 "부담금을 납부하는 것은 조합을 구성하는 조합원들인데 일부 조합원이 부담금 납부를 하지 않거나 지연하게 되면 조합과 조합원 간 소송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조합원 개인에게 재건축 부담금을 부과하는 '인별 부과 방식'으로 바꾸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합원은 자신이 내야 할 금액만 부담하면 복잡한 법적 분쟁에 얽히지 않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는 인별 부과 방식으로의 개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조합 기준에 따라 부담금을 배분하고 책임도 조합이 지는 게 타당하다는 논리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이익이라는 점에서 조합에 부담금 납부 의무를 부과하는 게 타당하다"면서 "조합은 기준을 갖고 재건축 부담금을 조합원에게 배분한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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