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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경제가 먼저'라는 경기…"네거티브? 둘다 도긴개긴"

최종수정 2018.06.01 15:38 기사입력 2018.05.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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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격전지, 바닥민심을 듣다 ②경기

"먹고 살기 힘든데 경제가 중요하지…선거 분위기 전혀 못느껴"
16년간 보수불패, 남북훈풍에 변화 조짐도 "안보 너무 우려먹어"

두 후보 능력엔 긍정적 평가 많지만 형수욕설 논란 등에 부정적
"네거티브 공세 거부감…지나간 이야기 새것처럼 들춰내" 지적도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의정부·동두천·수원·용인(경기)=구은모 수습기자, 김지희 수습기자] "선거 분위기요? 전혀 못 느낍니다. 전에는 선거철만 오면 '누구는 어떻다, 누구를 뽑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전혀 없어요. 선거가 오는지 가는지도 모릅니다."

15일 방문한 수원 영통시장. 어려운 경제사정을 반영하듯 시장이 한산하다. 사진=김지희 수습기자 ways@

15일 방문한 수원 영통시장. 어려운 경제사정을 반영하듯 시장이 한산하다. 사진=김지희 수습기자 ways@


15일 경기도 용인 중앙시장에서 마주한 정모(53ㆍ여)씨는 고개부터 가로저었다. 선거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진짜 별 관심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정씨는 이곳에서 20년 가까이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터줏대감이었다. 경기도지사 선거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형수 욕설' 공방으로 네거티브 선거전에 접어든 가운데 이날 민심은 다소 차가운 반응을 내비쳤다. 정치적 이슈와 달리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선거보다는 경제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동두천에서 26년째 과일장사를 하는 김모(61)씨는 "먹고 살기가 어려워 답답하다. 평화다 뭐다 말이 많은데 내가 잘 살고 나서 평화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하소연했다. 용인 중앙시장 야채가게의 정씨도 "점점 힘들어진다. 그러니 지역 차원에서 선거가 큰 의미가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선 2002년 지방선거에서 손학규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한 이후 16년간 '보수 불패'의 신화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남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집계되면서부터다. 남북 관계의 훈풍을 타고 전통적인 보수지역인 경기도 북부에서도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일각에선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단골 출연했던 이 후보가 연예인 뺨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경기도 북부의 동두천에서 만난 50대 택시기사 김모씨는 "안보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보수정권이 너무 우려먹었다"며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 싸움에 이용하려고 안보장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의정부에 거주하는 대학생 최모(20ㆍ여)씨는 "이북 출신인 할머니가 한국당 지지자였는데, 최근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걸 보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잘한다, 밀어줘야 한다고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15일 방문한 의정부 제일시장 전경. 사진=구은모 수습기자 gooeunmo@

15일 방문한 의정부 제일시장 전경. 사진=구은모 수습기자 gooeunmo@


도정에선 현 지사인 남 후보가 다소 우위를 점하는 듯 보였다. 경기도 남부의 수원 영동시장에서 30년 가까이 건어물 점포를 운영해온 김모(64)씨는 남 후보에 대해 "지난 4년간 경기도를 잘 이끌어왔다. 남 후보에게 호감이 간다"고 평가했다. 다만 "남 후보는 아들이 잘못을 했고 이 후보 쪽도 가족끼리 싸우니 더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안양에 거주하는 대학원생 이모(27)씨는 "성남시 운영을 통해 검증된 행정능력에 신뢰가 간다"며 이 후보에게 호감을 드러냈다.

다만 두 후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곧바로 표심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남 후보는 당이, 이 후보는 가족과 관련된 논란이 회자됐다. 동두천에서 26년째 과일상을 운영하는 50대 김모씨는 "문재인 정부는 잘하고 있다"면서도 "당보다 사람을 보고 뽑는데 남 후보가 무난한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의 대학생 최씨는 "(이 후보는) '혜경궁 김씨' 사건도 그렇고 명확히 해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묻어가려는 것 같다"며 실망감을 살짝 드러냈다.

논란이 된 이 후보를 둘러싼 욕설 음성 파일에 대해선 부정적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동두천의 한 30대 여성은 "네거티브와 관련해서는 '오버'한다고 생각한다. 둘다 도긴개긴"이라고 비판했다. 남 후보의 공세가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원의 대학생 김모(23)씨는 "음성 파일은 꽤 오래전부터 나왔던 '쉰떡밥'"이라며 "오히려 지나간 이야기를 들추면서 뭔가 새롭고 충격적인 일이 드러난 것처럼 말하는 데 거부감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 후보의 텃밭인 수원에선 겉으로는 '그래도 이재명보다는 남경필'이라는 민심도 엿보였다. 수원 팔달문시장에서 마주한 화장품 판매상 유모(63ㆍ여)씨는 "아직 마음의 결정을 못 했다"면서도 "그래도 민주당은 아니다. 남 지사 쪽으로 마음이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속내를 털어놨다. 반면 택시운전을 하는 김모(64)씨는 "수원은 지금 둘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며 "그런데 남 후보는 수원이 텃밭이라 자존심 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구은모 수습기자 gooeunmo@asiae.co.kr김지희 수습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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