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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이 단순히 '성지'라서 목을 매는걸까?... 종교에 가려진 '물'전쟁

최종수정 2018.05.17 07:26 기사입력 2018.05.16 10:36

(사진=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으로 팔레스타인 전역이 들끓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에 맞춰 열린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개관식 영상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격렬한 시위가 발생했고,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시위대 58명이 숨지는 등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시위가 계속되면서 15일(현지시간) 사망자 수는 60여명으로 늘어났고 부상자도 3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계속 쏟아짐에도 이스라엘 정부는 눈하나 깜짝않고 시위대에 대한 무력진압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은 곧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의미라 팔레스타인의 반발 또한 커지고 있다. 현재 예루살렘은 도시 전역이 이스라엘의 지배를 받고 있고 이스라엘에서는 공식 수도로 대내외로 선포한 상황이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여전히 서(西)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영토로, 동(東)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영토로 보고 있으며 공식적인 수도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의 국가수로(National water carrier)와 지역을 연결하는 지하수도관 모습(사진=이스라엘수자원공사 홈페이지/http://www.mekorot.co.il)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사실상 수도는 텔아비브로 여겨졌으며, 각국 대사관도 이에 따라 텔아비브에 위치해있었다. 실제 텔아비브 도시 인근은 이스라엘의 수도권으로 전체 인구 절반이 넘는 400만명 이상의 인구가 텔아비브 근교에 밀집해 살고 있다. 예루살렘 일대 인구는 다 합쳐도 80만명 남짓으로 텔아비브 일대의 5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마주보고 있는 예루살렘은 분쟁지역으로 여겨져있다. 고대 이스라엘 왕국의 수도로 유태인들의 마음의 고향이란 점과 실제 고대 유적지가 많고 기독교, 이슬람교, 유태교 3대 종교의 성지(聖地)라는 '상징성'은 있지만 수도로서 기능을 하기에는 여러모로 한계가 많은 지역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어떻게든 수도로 공인받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스라엘 건국 때부터 예루살렘을 수도로 선포한 이래 제3차 중동전쟁이 종식된 1968년 이후부터 30여년에 걸쳐 끊임없이 각종 주요 국가기관들을 예루살렘으로 이전시키며 수도로서의 면모를 갖추게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둘러싸인 예루살렘의 상황을 고려해 여전히 주요 경제부처와 방위기관들은 텔아비브에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예루살렘을 대도시로 만들기 위한 건설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진행시키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수로(National water carrier) 일대 전경. 이스라엘 북동부에 위치한 갈릴리 호수에서 텔아비브를 비롯해 이스라엘 서남부일때까지 관통하는 거대한 수로다.(사진=이스라엘수자원공사 홈페이지/http://www.mekorot.co.il)


전 아랍권과의 마찰을 각오하면서, 인구밀집지대도 아닌데다 경제적 가치도 텔아비브에 비해 커보이지 않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이 이렇게까지 수도로서 키우려는 이유는 단순히 민족적, 종교적 요인에만 있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그러한 관념적인 문제보다는 팔레스타인 전역의 '물 전쟁'이라는 현실과 얽혀있다는 것.

현재 이스라엘 지도를 보면, 이스라엘은 현재 이 지역 전체의 젖줄이자 거의 유일한 수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요르단강 중하류 일대와 직접적으로 닿지 못한 상태다. 요르단강 상류지역인 골란고원과 갈릴리호 일대는 이스라엘이 장악한 상태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요르단강 접안 지역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속해있다. 예루살렘은 이 지역을 향해 뻗은 주먹처럼 돌출된 지역에 놓여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역사적 수도이자 성지일 뿐만 아니라 요르단강 서안지역 일대와 유태인 정착촌들의 중심도시로 요르단강 일대의 수자원에 대한 실효지배를 강화시킬 수 있는 전략적인 요충지역에 놓여있다.(지도=내셔널지오그래픽)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국제법상으로는 팔레스타인 영토로 현재 팔레스타인인이 약 200여만명, 이스라엘 정착촌 인구가 약 50여만명으로 여전히 팔레스타인인이 많이 살고 있다. 그러나 군사적으로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구이며, 사막지역이자 요르단강으로 향하는 지하수에 대한 권리를 모두 이스라엘이 쥐고 있다. 이 일대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도시는 예루살렘이며, 이스라엘은 국가수로(National water carrier)라 불리는 수로와 수도관을 계속해서 늘리면서 예루살렘과 자국민 정착촌이 사는 지역들에 물을 공급하고, 나머지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는 지역들은 사실상 고사시키고 있다.

물전쟁의 최전선이자 지대도 높고 산악지형으로 구성돼 방어도 용이한 예루살렘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 입장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것. 이스라엘 수자원공사의 잇딴 개발과 담수화시설 증대로 갈릴리호수와 사해의 수량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물전쟁을 더욱 격화시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정책도 친이스라엘 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지면서 향후 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둘러싼 갈등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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