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 따라 아비가 떠나갔다
산란기의 조기처럼
머리 굵은 자식들도
모두 철길 따라
바다로 떠나갔다
바다가 육지라면……
철길에 남겨진 어미는
철 지난 노래를 불렀다
기차도 노래도 세월도
오래전 덜컹거리며
집 앞을 지나갔다
거짓말처럼
바다가 육지가 되었을 때,
어미는 바다에 묻혔다
고군산열도를 지나
이성당 빵집 유리창에
빵가루처럼 들러붙는다
선창에 들이친 자식들은
면상(面上)을 향해 날아들던
아비의 폭투를 떠올린다
사막의 낙타가 엉겅퀴를 씹듯
입안에 흐르는 피와 소주를
섞어 가며 꽃게를 씹는다
여전히 9회말 투 아웃,
닫힌 공장 문을 열면
바다가 보인다
여전히 빠져나갈 길이라곤
바다 쪽으로 난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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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려고 맞았는데 아이가 생겼어요"…난리난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