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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비행기 사고 생존 확률은?

최종수정 2018.05.23 16:01 기사입력 2018.05.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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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아시아나 여객기가 미국 센프란시스코공항에 착륙하다 방파제에 충돌, 활주로에 미끄러져 화재로 기체가 전소하는 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승무원과 승객들의 적절한 대응으로 다행히 사망자는 3명에 그쳤습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2013년 아시아나 여객기가 미국 센프란시스코공항에 착륙하다 방파제에 충돌, 활주로에 미끄러져 화재로 기체가 전소하는 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승무원과 승객들의 적절한 대응으로 다행히 사망자는 3명에 그쳤습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비행기는 인류가 발명한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행기 사고가 날 경우 생존 확률이 희박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어떨까요?

AP통신사가 최근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사고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테러 등을 제외한 전세계 상업용 비행기 승객 1억명당 사망자 수는 약 2명에 불과합니다. 1960년대 약 133명에서 2000년대 초반 약 20명에서 이 만큼 줄어든 것입니다.

영국의 BBC는 2006년 10월 1983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에서만 568대의 비행기가 추락했는데 이 비행기에 탔던 승객 5만3487명 중에서 5만1207명이 생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비행기가 추락했는데 무려 95%가 살아 남은 것입니다. 2003년 미국 미시간대학 연구팀은 비행기를 탈 때 사고가 나서 사망할 확률은 자동차 사고의 65분의 1에 그쳤습니다.

실제 대형 비행기 사고에서 높은 생존률을 보여 준 사고는 2013년 7월 아시아나 214편 샌프란시스코공항 방파제 충돌사고입니다. 당시 사고에서 비행기의 동체 꼬리부분이 부서져 달아나고, 나머지 동체가 활주로에 튕겨 크게 구르면서 화재마저 일어났지만 승무원과 승객이 적절한 대응으로 승객과 승무원 307명 중 3명만이 사망했습니다.
이처럼 비행기가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거듭나기까지는 업계와 과학자들의 많은 노력이 뒤따랐습니다. 비행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각 공항과 항공사 등에서 꼼꼼하게 분석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 실천해 왔습니다.
2012년 미 항공우주국(NASA)과 디스커버리채널의 비행기 불시착 시험 당시 비행기가 사막에 떨어지면서 앞 부분이 부서지는 모습.[사진=유튜브 화면캡처]

2012년 미 항공우주국(NASA)과 디스커버리채널의 비행기 불시착 시험 당시 비행기가 사막에 떨어지면서 앞 부분이 부서지는 모습.[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비행기 좌석은 '9G(중력, Gravit)'의 충격을 버틸 수 있는 좌석이 기본이었지만, 2009년부터는 모든 항공기가 16G 좌석 도입이 의무화됐습니다. 또, 비행기의 지상 근접 경고 시스템과 충돌 방지 레이더 시스템이 도입되는 등 항공기와 운항기술도 많은 발전을 해왔습니다.

그렇지만 비행기 사고는 승객의 입장에서는 불가항력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운전처럼 조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어서 승객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부분은 없습니다. 그런 만일의 사고에서도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비행기 좌석 중에 생존율이 높은 곳은 뒷쪽 좌석이라고 합니다. 실제 비행기를 추락시켜서 위치에 따라 충격을 얼마나 받는지 알아보는 시험을 통해서도 이 같은 주장이 증명됐습니다. 1984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연방항공청(FAA)이 보잉 720기를, 2012년에는 NASA가 디스커버리 채널과 함께 보잉 727기를 사막에 불시착시켜 시험한 사례가 있습니다.

당시 공개되기도 했던 디스커버리 채널의 시험 결과에 따르면, 사막에 앞 부분부터 떨어진 비행기는 앞바퀴가 부러지면서 조종석을 포함한 기체 앞 부분이 완전히 잘려 나갑니다. 가장 앞쪽의 더미(충돌실험용 인형)는 12G의 힘을 받았고, 중간의 날개 부근의 더미는 8G, 꼬리 쪽에 더미는 6G의 힘을 받아 뒤쪽이 가장 덜 위험했습니다.
비행기 좌석별 생존 확률.[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비행기 좌석별 생존 확률.[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나 214편처럼 뒤쪽부터 부딪쳤다면 앞쪽이 더 안전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비행기가 앞쪽부터 부딪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뒤쪽이 보다 안전한 것은 사실입니다. 운항내용이 기록돼 사고 후 꼭 회수해야 하는 블랙박스가 비행기의 꼬리에 있는 점도 이런 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합니다.

비행기 사고의 각종 통계와 디스커버리 채널의 시험 결과 등에 따르면0, 앞 부분의 생존 확률은 49%, 날개를 포함한 중간 부분 56%, 뒷 부분 69%로 분석됐습니다. 요즘은 먼저 내릴 수 있는 앞좌석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1등석이나 비즈니스석이 아니라면 앞으로는 생존 확률이 높은 뒷좌석을 먼저 선택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세입니다. 사고 때 생존 확률을 높이려면 안전띠를 매고 '브레이스 포지션(Brace Position)'을 취해야 합니다. 브레이스 포지션은 두 손을 깍지 낀 채 머리를 감싸고 팔을 앞좌석 등받이에 붙이는 자세인데 앞에 좌석이 없으면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감싼 뒤 머리를 무릎에 대면 됩니다.

2016년 11월 브라질 축구 리그 소속 샤페코엔시팀 선수 등 81명을 태운 전세기가 콜롬비아에서 추락했을 때 기적적으로 6명이 살아남았습니다. 이들 중 1명인 승무원 에르윈 투미리는 "비행기가 추락하자 탑승객 대부분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쳤지만 나는 태아자세(브레이스 포지션)로 웅크렸다"고 말했습니다.

디스커버리 채널 시험에서 브레이스 자세를 취한 더미는 종아리에 압박을 받아 뒤로 밀리면서 의자 아래쪽에 발목이 부딪쳐 발목 골절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브레이스 자세를 취하지 않고 바로 앉아 있던 더미는 앞좌석 등받이에 머리를 세게 부딪혀 뇌진탕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았고, 파편이 날아와 얼굴과 가슴 부위에 큰 상처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브레이스 자세.[사진=NTSB 홈페이지]

브레이스 자세.[사진=NTSB 홈페이지]



추락한 비행기가 멈추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재빨리 밖으로 피신해야 합니다. 항공운항 규칙에는 전원 90초 이내에 탈출해야 하는 '90초 규칙'이있습니다. 이는 90초가 지나면 불이 서서히 타다가 산소가 공급되면서 기체 안이 일순간 화염에 휩싸이는 '플래시오버'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새 여객기도 비상구가 50%만 열린 상황에서 모든 승객이 90초 안에 탈출할 수 있음을 입증해야 운항이 승인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탈 때 비상구의 위치를 확인해 두고, 이륙 전 안내방송과 승무원의 설명에 귀를 기울여 산소마스크와 구명조끼의 사용법을 숙지해야 합니다. 사고가 예상될 경우 안전띠를 매고 브레이스 자세를 취하고, 뾰족한 물건은 좌석 앞주머니에 두며, 휴대품은 모두 포기해야 합니다. 또, 어떤 경우에도 통로는 비워둬야 하고, 비상탈출 슬라이드 이용 때는 차례를 지키며, 구명조끼 착용 후 기내에서 바람을 넣지 않아야 합니다.

항공기가 아무리 튼튼해도 결국 승객들이 승무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응급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받은 승무원의 지시에 철저히 따르는 것이 가장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는 말입니다.

비행기 사고는 이륙 3분, 착륙 8분의 시간이 가장 위험해 이 시간을 '마의 11분'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비행기 사고통계를 봐도 대부분이 이 시간에 발생합니다. 이 11분 만이라도 승무원의 지시를 잘 따른다면 생존 확률은 언제나 100%가 될 것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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