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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판매상 찾는데 1분, 대화 5분이면 거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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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금야금 마약오염국②…트위터 등 은어로 검색하면 판매상 수두룩·SNS 활용하는 젊은층 타깃

마약청정국인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마약이 일상생활 속 깊이 파고 들고 있다. 지난 2016년 마약사범 수가 1만 4000명을 넘었고 지난해 166종의 신종 마약이 임시마약으로 지정되는 등 마약청정국 지위를 잃게 될 정도다. 과거 극소수의 일탈이었다면 최근에는 빈부와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마약에 손을 대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에 아시아경제는 우리나라 마약 유통 실태와 방지책을 3회에 걸쳐 심층분석한다. <편집자 주>
마약판매상 찾는데 1분, 대화 5분이면 거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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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문제원 기자]너무나 쉬웠다. 어두운 뒷골목에서 두 사람이 물건과 돈을 주고받은 뒤 조용히 사라지는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에 불과했다. 집ㆍ회사ㆍ카페 등에서 인터넷만 켜면 마약상은 도처에 널려 있었고, 단 몇 시간이면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아시아경제가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마약 거래를 시도해봤다. 실상은 훨씬 심각했다. 인터넷을 뒤져 마약상 찾는데 1분, 대화 5분이면 사실상 거래가 끝났다.
지난 7일 트위터와 텀블러 등에 필로폰을 뜻하는 은어 ‘작대기(주사기)’, ‘얼음(가루)’ 등을 검색하자, 마약상으로 추정되는 사용자를 여러 명 발견했다. 필로폰은 크리스탈, 아이스, 차가운 술, 빙두(북한산 필로폰) 등의 은어로도 불린다.

마약상들은 ‘최상의 품질’, ‘24시간 문의’ ‘단골 특혜’ 등의 문구를 내세워 광고하고 있다.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물건 사진까지 버젓이 올려놓았다. 이들은 자신의 메신저 아이디를 공개하며 일대일 대화를 유도했다. 외국 업체의 메신저를 통해서만 대화한다. 보안에 강한 ‘텔레그램’, 중국 메신저 ‘위챗’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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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한 마약상에게 접근해 마약을 구매하는 척 대화를 나눴다.

텔렘그램으로 “작대기 구입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1분도 채 안 돼 “네”라는 답장이 왔다. 가격과 마약 대금 입금 방법까지 제시했다.
거래방법은 ‘강남드롭’이라고 했다. 드롭이란 마약상이 특정 장소에 물건을 두고 가면 구매자가 이를 가져가는 방법이다. 마약상과 구매자가 마주칠 일이 없다. 이 수법을 ‘던지기’라고 한다.

구매를 뜸들이자 이 마약상은 3g부터 가격 협상이 가능하다고 유혹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온라인 매출 1위고, 안전하다”고 과시하기도 했다. 이렇게 대화를 마쳤다.

또 다른 마약상은 ‘필로폰 전문’이라고 적힌 명함을 트위터에 올려 홍보했다.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사진 수십장도 곁들여 다량의 마약을 보유하고 있다는 걸 드러내 보였다.

이러한 마약상 숫자가 매년 늘고 있다. 2016년 수사당국에 검거된 마약류 공급사범은 4036명에 달한다. 2015년엔 3237명이 붙잡혔다.

SNS를 적극 활용하는 이들의 주 타깃은 젊은층이다. 실제 나이 어린 마약사범이 늘고 있다. 2012년 39세 이하 마약사범은 3289명으로 전체(9255명)의 35.5% 비중을 차지했으나 2016년엔 38.7%(5489명)로 늘었다. 19세 이하 청소년 마약사범도 2012년 38명, 2013년 58명, 2014년 102명, 2015년 128명, 2016년 121명으로 증가추세다.

대검찰청은 “1999년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선 마약사범은 2015년(1만1916명)과 2016년(1만4214명)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SNS 등을 이용해 마약사범들이 마약상들과 연락, 마약류를 소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사당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트위터 등 해외 SNS를 통해 개인 간에 은밀하게 이뤄지는 마약 거래를 단속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또 국제택배 등으로 마약을 들여오고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하니 한 명을 검거해도 마약상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기 쉽지 않다” 토로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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