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나기는 쉽지만, 전쟁의 끝 아무도 몰라
상호 교체 미사일 공격…1973년 전쟁 이후 최대 무력충돌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미국이 이란핵협정을 탈퇴하자 마자 이스라엘과 이란이 미사일을 주고 받으며 일순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동에 '새로운 전쟁'이 시작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바로 3시간 전에는 이란군이 골란 고원 일대 이스라엘 군을 상대로 20여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군이 이스라엘군을 직접 겨냥해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서상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이스라엘이 반격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앞서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정 탈퇴를 선언한 직후 이스라엘군이 먼저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인권관측소에 따르면 당시 공격으로 이란군 15명이 사망했다. 이번 무력 충돌은 제4차 중동전쟁으로 불리는 1973년 욤키푸르 전쟁 이후 최대 규모다.
향후 상황은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직접 영토를 맞대고 있지는 않지만 이란군이 시리아 내전에 참여하면서 군사적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레바논의 경우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 등도 이스라엘을 상대로 공격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나마 이란과 이스라엘 역시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다행이다. 외신들은 중동 지역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양측의 공격이 대규모이긴 하지만 제한적인 수준에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이례적으로 바레인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스라엘을 적으로 규정했던 아랍 국가가, 또 다른 이슬람 국가에 대한 공격을 옹호했기 때문이다. 바레인의 파격적 지지 성명 뒤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있다는 분석도 많다. 중동의 맹주를 두고 다투는 사우디가 이란을 고립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이번 공습을 앞두고 지난 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만난 것도 주목된다. 이란과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유럽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탈퇴하기로 함에 따라 이란에 투자한 기업들의 불안감 역시 고조됐다. 2015년 핵협정 이후 다임러, PSA푸조시트로엥, 토탈 등 주요 유럽 기업들이 앞다퉈 이란에 진출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추가 제재에 나설 때 이란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을 어떻게 보호할지가 관건이다. 유럽은 이들 기업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중동 정세가 급격히 변함에 따라 이란의 입장을 옹호해왔던 유럽국가들의 입지 역시 좁아지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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