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래스TPC 최대 승부처, 지난해 67개 등 2003년부터 총 701개 워터해저드 '퐁당'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죽음의 17번홀."
전장이 평균 137야드에 불과하다는 게 흥미롭다. 9번 아이언으로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홀이지만 아일랜드그린이라는 게 문제다. 샷이 조금만 빗나가도 물 속으로 직행한다. 선수들은 시시각각 방향을 바꾸는 바람과 홀을 가득 메운 '구름 갤러리'의 환호, 여기에 우승에 대한 중압감까지 더해져 평소의 리듬과 템포를 잊는다. 예상 밖의 어이없는 샷이 속출하고, 2타 이상을 까먹는 치명타를 얻어 맞는 이유다.
션 오헤어(미국)가 대표적인 희생양이다. 2007년 최종일 1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두 차례나 공이 워터해저드로 날아가며 4타를 까먹어 필 미켈슨(미국)에게 우승컵을 상납했다. '17번홀의 저주'가 탄생한 출발점이다 폴 고이도스(미국)는 2008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의 연장전에서 티 샷 미스로 분패했다. 당시 챔프 가르시아는 5년 뒤인 2013년 4오버파로 똑같이 자멸해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우승컵을 상납했다.
러셀 녹스(스코틀랜드)는 2016년 세 차례나 공을 수장시키면서 6오버파 9타(섹튜플 보기)라는 참담한 스코어를 작성했다. "그린이 동전처럼 작아 보였다"고 했다. 지난해 잭 블레어(미국) 역시 9타를 쳤다. PGA투어가 2014년 이 대회 연장전을 16~18홀 등 3개 홀 합산으로 변경하면서 여기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서든데스를 마지막 18번홀이 아닌 17번홀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17번홀을 중심으로 앞에는 '2온'을 시도하는 상대적으로 쉬운 16번홀(523야드)을, 뒤로는 왼쪽으로 휘어지는 어려운 18번홀(462야드)를 배치해 막판 3개 홀에서 최후의 승자를 가리겠다는 의도다. 16번홀 버디, 17, 18번홀은 파가 최상이다. 리키 파울러(미국) 2015년 우승 당시 연장사투를 펼치는 과정에서 17번홀에서만 3개의 버디를 쓸어 담았다는 게 놀랍다. 4라운와 연장 3개 홀, 서든데스까지 모조리 버디를 솎아냈다.
12번홀(파4)이 또 하나의 '명물'이다. 티잉그라운드를 앞으로 최대한 이동시켜 302야드짜리 '1온'이 가능한 시그니처홀로 만들었다. 그린 앞쪽에 직사각형 모양의 대형 벙커, 왼쪽에는 연못을 바짝 붙여 샷이 조금만 감기면 오히려 치명타를 얻어 맞을 수 있는 함정을 가미했다. 18개 홀 모두 울트라 드와프 버뮤다 잔디를 단단하게 다진 '유리판 그린'이 변수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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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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