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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서해 평화수역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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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장관 4명이 직접 어민들 말씀을 들으러 온 게 과거랑 달라진 거라고 보시면 된다"(조명균 통일부장관). "세상 바뀐게 실감난다"(연평도 한 주민).

지난 5일 서해 최북단 연평도와 백령도에서 있었던 국방·통일·외교·해양수산부 4개 부처 장관과 주민들 간 간담회는 양측 모두에게 이례적인 자리였다. 장관 4명이 한꺼번에 섬을 방문한 것도 그렇고, 남북 정상 간에 서해 북방한계선(NLL) 평화지대화에 합의한 이후 첫 조치가 이처럼 발빠른 것도 놀랍다. 그만큼 NLL 평화지대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판문전 선언'의 가장 중요 합의사항임을 반증하고 있다.
'한반도 화약고'로 불리는 서해 NLL 주변에선 가깝게는 2010년 백령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있었고, 1999년 제1차 연평해전, 2002년 제2차 연평해전, 2009년 대청해전 등이 발생한 곳이다. '종전(終戰)'이 아닌 '정전(停戰)' 상태인 남북한의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서해5도 주민들은 남북 간 긴장감이 고조될 때 마다 가장 먼저 불안에 떨어야 했고, 평소에도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 등을 우려한 규제 등으로 어업활동에 제약을 받아왔다. 그렇기에 주민들은 서해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이번 만큼은 실현되서 남북이 더이상 무력행위를 하지 않고 안전한 어로활동도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또 수년 전부터 요구해온 대로 평화수역에 남북공동어로구역이 조성돼 남북 어민들이 함께 어업활동을 하고 해상파시(바다 위 생선시장)를 열어 경제교류가 활성화되길 바란다. 이렇게 되면 남북간 화해협력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NLL 근처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어선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남북정상회담을 평가절하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정신 차리라"며 직격탄을 날린 것도, 이러한 서해5도 주민들의 고충과 남북평화 염원을 의식해서다. 더욱이 인천은 북한과 경계를 접하고 있는 도시로서 남북간 교류 협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판문점 선언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크다.

지난 4일 인천항만공사가 주최한 세미나는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토론자들은 해상과 항공, 육로 운송이 가능한 인천이 남북교류의 중심지로서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인천항에서 남포, 해주 간 항로가 개설된다면 환서해권 경제벨트의 발전을 이끌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남북 간 해상교역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천안함 피격에 따른 5·24 제재 조치로 끊긴 상태다. 그 이전만해도 인천과 북한 남포를 정기적으로 오가는 선박(트레이드포춘호)이 있었는데, 당시 이 배를 운항했던 선사측도 "인천항과 남포항이 각각 남북한의 수도권을 배후에 두고 있어 앞으로 경협이 본격화할 경우 엄청난 발전이 있을 것"이라며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일각에선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관계를 너무 낙관적으로 본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하지만 연평도 어민의 말처럼 이번 만큼은 '세상 바뀐게 실감나는' 그런 날이 오기를 국민은 바랄 것이다. 남북을 잇는 바닷길이 다시 열리고, 서해 NLL 인근에서 남북 어민이 함께 어업활동을 하며 파시를 여는 그런 날을 말이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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