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형의 네모세상]‘동심도 고칠 수 있나요?’...장난감 의사들의 토이스토리

[아시아경제 강진형 기자]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서 할아버지 의사들이 수리한 장난감을 손에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박사, 하박사, 이박사, 김박사, 김종일 이사장. 할아버지들은 조용히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며 실명 공개를 꺼렸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

인기캐릭터 장난감을 손에 든 엄마는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장난감 병원 주치의 할아버지를 찾았습니다. 상태를 살핀 할아버지는 30여분의 시간을 요청했고 이내 생명을 잃은 장난감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 한 켠에 자리 잡은 비영리단체 ‘키니스장난감병원’에는 설립자인 김종일 이사장과 다섯명의 주치의 할아버지가 장난감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키니스(Kinis)란 어린이를 의미하는 ‘키즈(Kids)’와 노인을 뜻하는 '실버(Silver)'를 조합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근무하는 의료진은 모두 65세 이상 노인들입니다.

장난감 박사님들은 평일 10시부터 오후5시까지 장난감을 진료합니다. 어린이날이 다가오는 요즘은 평소보다 일거리가 많아집니다. 무료로 장난감을 고쳐주는 것은 물론 기부 받은 장난감을 다시 치료해 저소득층 가정과 시설에 전달해야하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들은 치료가 필요한 장난감과 함께 ‘감사하다’는 쪽지 하나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반면 부품을 구할 수 없거나 크게 손상된 장난감을 고치지 못해 고객에게 ‘택배비가 아깝다’는 타박을 들을 땐 속이 많이 상합니다. 이날 한 택배 상자에 감사편지와 작은 과자상자가 들어있었습니다. 실제로 택배상자 20-30개 중 감사 쪽지가 오는 건 5개가 안된다고 합니다.

할아버지 의사들은 전국 곳곳에 장난감 병원이 세워지길 소망합니다. 비영리단체인 탓에 재정이 넉넉지 않아 사비로 운영할 때도 있지만 장난감 없는 어린이들이 없는 세상을 위해 노하우를 전수 받을 자원봉사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린이날을 앞둔 봄 날. 장난감과 함께 동심을 수리하는 할아버지 의사들은 오늘도 토이스토리를 써내려 갑니다.

사진·글=강진형 기자 aymsdream@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서 할아버지 의사가 수리를 앞둔 장난감을 보고 있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서 할아버지 의사가 장난감 접수대장을 작성하고 있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서 할아버지 의사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한 택배상자에선 수리를 맡긴 장난감과 감사의 쪽지가 담긴 과자상자가 전달됐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서 할아버지 의사가 장난감을 수리하고 있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 수리를 앞둔 장난감이 한켠에 쌓여 있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서 할아버지 의사가 장난감을 고치고 있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서 할아버지 의사가 장난감을 수리하고 있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서 할아버지 의사들이 장난감을 수리하고 있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서 할아버지 의사가 장난감을 수리하고 있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서 할아버지 의사가 고객들이 보낸 감사쪽지를 보이고 있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서 할아버지 의사가 장난감 수리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수리를 마친 장난감은 할아버지들이 직접 박스에 포장해 택배로 발송한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서 김종일 이사장이 수리 봉사자를 모집하는 안내문을 보이고 있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서 수리를 마친 장난감이 한 곳에 모여있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3일 인천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자리한 키니스장난감병원에서 할아버지 의사가 장난감을 수리하고 있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강진형 기자 aymsdre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