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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94> 면역항암치료가 암을 정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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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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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의 35.3%가 평생 한 번 암에 걸리고, 사망자의 27.8%가 암으로 죽는데도 암에 걸리면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어 부작용이 심각한 치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요즘, 면역항암치료에 대한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면역항암치료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거나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지 않고, 몸 안에 있는 면역시스템이 암세포와 잘 싸우게 만드는 치료방법이다. 면역시스템이 암세포를 쉽게 찾아내도록 암세포에 어떤 표시를 하거나 면역시스템이 적극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자극하거나 특수 단백질과 같은 면역시스템 구성 물질을 공급해 주는 것처럼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단일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는 숨어있는 암세포를 면역시스템이 잘 찾아내도록 만드는 면역치료 방법이다. 암세포의 표면에 면역세포가 쉽게 인식할 수 있는 특수한 단백질을 결합시키거나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회피할 때 이용하는 통로(면역 체크포인트)를 차단하여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쉽게 찾아내게 만든다.

CAR T세포 치료(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 Therapies)는 면역세포인 T세포의 암세포 공격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방법이다. 환자의 몸에서 채취한 혈액에서 T세포를 분리하여 암세포를 잘 인식하도록 수용체라 부르는 특수 단백질을 부착한 다음, 실험실에서 몇 주 동안 대량 증식하여 환자에게 다시 주입한다.

사이토카인(cytokine)은 면역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로 면역시스템의 성장과 활동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면역세포의 암세포 공격능력을 향상시키고,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인터페론 알파(IFN-α)와 면역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도와주는 인터루킨-2의 두 종류가 암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암 백신을 암의 예방과 치료에 이용하기도 한다.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 암은 바이러스의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어서 유두종 바이러스(HPV) 백신으로 자궁경부암, 항문암, 식도암을, B형 간염 바이러스(HBV)의 백신으로 간암을 예방한다. 암세포로부터 만들어지는 암 백신을 암 치료에 이용하기도 하는데, 백신과 동일한 암에 대해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암 살해 바이러스(oncolytic viruses)는 실험실에서 암세포를 죽일 수 있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바이러스를 말하는데, 면역시스템이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들기도 한다.

면역치료는 정상세포를 죽이거나 암세포가 내성을 가지는 것과 같은, 기존의 치료방법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부작용은 많지 않아서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키트루다(Keytruda)를 비롯한 일부 면역치료제의 부분적인 성공사례가 알려지고 있고,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지만, 아직은 모든 암환자가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며, 비용도 적지 않다.

면역치료가 암 치료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꼭 기억해야 할 일이 있다. 면역치료는 치료 받는 동안 일시적으로 면역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것이지 면역시스템을 정상화하는 것은 아니다. 면역치료의 덕분에 암이 일시적으로 없어지더라도 암세포는 누구나 매일 수천 개씩 생기기 때문에 면역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암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비상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치료’라는 도움을 받더라도 암으로부터 내 몸을 지키는 왕도는 평소의 생활에서 발암물질 노출을 줄이고, ‘암 도우미’의 생활을 버리며, ‘생명 도우미’의 삶을 생활화하여 생명시스템을 회복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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