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서 만난 남북 취재진, 짧지만 특별한 대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을 마친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의로 양측 수행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판문점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심경이 어떻습니까?"(남측 취재진)
"대단하죠, 이건 뭐 세기의 사변이죠."(북측 취재진)
11년 만의 남북정상회담. 역사의 현장을 지켜본 남북 취재진들도 한 자리에 모여 세계가 주목하는 행사를 전달했다. 분초를 다투는 분주한 상황에서 다소 혼란스러운 장면도 나왔으나 남북 취재진은 짧은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벅찬 감정을 공유했다.
열띤 취재 경쟁 때문에 작은 실랑이도 있었다. 북측 사진 기자가 평화의 집 옥상 난간 옆에 자리를 잡고 서자 우리 측 방송 카메라 취재진이 "(그곳은 카메라를)가려서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북측 사진 기자는 "이 자리에서 꼭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우리 측 기자가 "이 영상이 생중계로 전 세계에 나가기 때문에 (카메라를)가리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북측 사진 기자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옆자리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남북 취재진은 언성을 높이거나 얼굴을 붉히지 않고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면서 조율을 했다.
사진 기자들 사이에서는 사용하는 장비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북측 사진 기자는 우리 측 사진 기자에게 카메라 종류에 대해 질문했고, 우리 측 사진기자는 북측이 사용하는 바퀴 달린 사다리를 가리키며 "이동하기 편해 보이던데 어디서 구했나, 우리는 들고 다녀야 하는데 부럽다"고 말했다.
우리 측 취재진은 북측 경호원들을 향해 판문점 북측 지역의 건물 이름을 묻고, 좋아하는 운동이나 아침식사 등에 대해 질문했으나 경호원들은 "모르겠다"고 짧게 대답하거나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기만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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