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희 수습기자] 태조 이성계가 조선의 개국 공신 이제(李濟)에게 내린 교서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보물 제1294호 ‘이제 개국공신교서’를 국보로,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 등 네 건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예고 기간 한 달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방침이다.
교서에는 이제가 공을 세운 과정과 포상 내역 등이 담겨 있다. 1370년 명나라에서 내린 ‘고려국왕지인(高麗國王之印)’이라는 어보도 찍혀 있다. 조선 개국 시점까지 고려 인장이 사용된 사실을 알려준다. 교서는 조선시대 제도사 연구는 물론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 서예사의 흐름을 반영해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금제사리봉영기는 앞면과 뒷면에 각 열한 줄, 총 193자가 새겨진 얇은 금판이다. 백제 왕후가 재물을 시주해 사찰을 짓고 사리를 봉안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지던 미륵사 창건설화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청동합은 구리와 주석 합금 여섯 점으로 구성돼 있다. 명문에 의해 시주자의 신분이 당시 상류층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밖에 보물 지정 예고된 유물은 ‘이숙기 좌리공신교서’, ‘분청사기 상감 경태5년명 이선제 묘지’, ‘지장시왕도’다. 성종의 즉위를 보좌한 공로를 인정받아 왕실로부터 발급받은 증서인 이숙기 좌리공신교서는 당시 정치적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원천 자료다. 발급 당시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15세기 후반 공신교서의 형태, 서체, 제작방식 등 연구에 의미가 있다.
지난해 9월 국내로 환수된 이선제 묘지도 보물 지정이 추진된다. 묘지는 1998년 일본으로 밀반출됐다 한 일본인 소장가의 기증으로 지난해 국내로 돌아왔다. 일반 묘지와 달리 넓은 사각의 태토판(질흙으로 만든 판) 두 개와 좁은 태토판 두 개를 좌우로 붙인 형태로 제작된 점이 특징이다. 조선 초기 묘지석 제작의 과도기적 경향을 알려주는 유물이다. 환수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리해왔다.
지장시왕도는 지장보살과 망자를 심판하는 시왕이 한 화면에 담긴 불화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알려진 16세기 지장시왕도이자 조선 중기 불교회화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김지희 수습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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