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지배구조 개편 제안에 현대차그룹株 동반 상승…글로비스는 소폭 하락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미국계 행동주의 해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에 보다 구체적인 지배구조 개편안을 제시하면서 그룹주가 동반 상승했다.

24일 현대차 는 전 거래일 대비 1.88% 오른 16만2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역시 각각 0.62%, 0.16% 상승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300억원어치 이상을 팔아치웠으나 현대차에서 12만주 이상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다만 현대글로비스는 소폭 하락했다.

엘리엇 계열 펀드의 투자 자문사인 엘리엇 어드바이저 홍콩은 23일(현지시간) '현대 가속화 제안서(Accelerate Hyundai Proposals)'를 통해 기존에 현대차가 밝힌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공식 반대 의사를 밝히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 후 지주사 전환을 골자로 한 새로운 개편안을 제시했다.

엘리엇이 제시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을 통한 지주사 전환은 총 4단계로 이뤄진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한 합병회사 구축 ▲합병회사를 상장지주회사(현대차 홀드코)와 별도의 상장사업회사(현대차 옵코)로 분할 ▲현대차 홀드코가 현대차 옵코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 진행 ▲기아자동차가 소유한 현대차 홀드코 및 현대차 옵코 지분에 대한 전략적 검토(순환출자 해소 및 기아차 자본 확충) 순이다. 엘리엇은 "지주사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로 재탄생시킴으로써 현재의 복잡한 지분 구조를 효율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엘리엇은 배당 증가, 자사주 소각 등 주주 가치 확대 방안도 현대차그룹에 요구했다. 엘리엇 측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과대화된 대차대조표 해소를 위해 현재, 미래의 모든 자사주를 소각하고,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ㆍ현대글로비스 주식에 대한 적정 가치를 검토하고 자산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당지급률을 순이익 기준의 40∼50%로 개선하는 명확한 배당금 정책을 마련할 것도 주장했다.

제안서를 받은 현대차그룹은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현대차그룹 측은 "엘리엇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 본 출자구조 재편에 대한 취지와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첫 관문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임시주주총회는 다음달 29일 열린다. 양사는 주총에서 분할, 합병에 관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