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나무에게 나를 묻다'는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일하지만 나무라는 공통된 매개체를 통해 묵묵히 자신의 인생을 걸어가고 있는 다섯 사람의 이야기다. 그들은 자연 그대로의 나무, 인간과 분리할 수 없는 나무, 침묵으로 이야기하는 나무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경제일간지 기자인 저자는 이들과 가진 짧은 여행에서 갈등, 외로움, 쓸쓸함, 용기, 소통이라는 감정에 어울리는 나무들의 일생을 읽어내는 한편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욕망에 허우적대는 현대인들에게 발밑과 등 뒤를 뒤돌아볼 것을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다.
곶자왈공원에서는 숲은 고요한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갈등이 반복되며 삶을 완성해나가는 장소임을 알 수 있다. 흙이 아니라 용암이 흘러 쌓여 생겨난 특이한 생태환경에서 이뤄지는 사계절이 식물에게 어떤 삶을 요구하는지, 우리는 얼마나 한 곳만 고집하며 살고 있는지 일깨워준다.
단양 정향나무농장에서는 십여년간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걸으며 토종 정향나무 복원에 힘쓴 남자의 고집에서 경제적 풍요를 위해 놓치고 살아온 작은 역사를 되돌아본다. 낮은 곳으로 내려와 부끄러워하며 슬며시 자라는 토종 라일락들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얻을 수 있다. 공방 어제의 나무에서는 쉼 속에서도 목적과 노동에 집착하는 현대인들에게 소통과 제대로 쉬는 것이 무엇인지 나누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나무에게 나를 묻다/정상희 지음/아마디아/1만3800원>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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