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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이웃에 써달라고 맡긴 쌀 1800포 …“민주당 의원 지지자와 유권자에게 전달돼” 경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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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5.18유공자회장 신모씨가 J아파트 임대사업자 김모씨에게 작성해 준 '불우이웃돕기 쌀 수급자 명단 미제출에 따른 사실확인서'. 이 확인서에는 화순군의회 이모 의원의 지시에 따라 김씨를 설득해 화순5.18유공자회로 기탁하게 했고, 신회장은 이 의원을 당선시킬 목적으로 이 의원이 지목한 지지자 및 유권자에만 전량 배포했다고 돼 있다. 사진=김 모 J아파트 임대사업자

화순5.18유공자회장 신모씨가 J아파트 임대사업자 김모씨에게 작성해 준 '불우이웃돕기 쌀 수급자 명단 미제출에 따른 사실확인서'. 이 확인서에는 화순군의회 이모 의원의 지시에 따라 김씨를 설득해 화순5.18유공자회로 기탁하게 했고, 신회장은 이 의원을 당선시킬 목적으로 이 의원이 지목한 지지자 및 유권자에만 전량 배포했다고 돼 있다. 사진=김 모 J아파트 임대사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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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문승용 기자, 김영균 기자]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맡긴 쌀 1800여포가 민주당 전남지역 광역·기초의원의 선거구 지지자와 유권자들에게 집중적으로 전달된 의혹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광주지방경찰청은 지난 17일 전남 화순5·18유공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횡령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이 예상된다.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주십시오.”

매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하는 사업가라고 소개한 J아파트 임대사업자 김모(51)씨는 “지난 2013년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기부한 쌀1800여포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들의 선거운동을 위해 사용된 의혹이 있다”며 광주지방경찰청에 진정을 접수했다.
김씨는 진정서에서 “기부자의 선의가 악의로 변질된 본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달라”며 “사법기관의 수사가 성역없이 신속하게 이뤄져 법적 처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도와달라”고 밝혔다.

사연은 이랬다.

그는 2012년경 건강상 문제로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거주하다 청정지역인 전남 화순군 화순읍 수만리로 이주했다.

이곳은 민주당 소속 이모 군의원의 지역구이면서 화순5·18유공자 신모 회장의 고향마을이다. 이 두 사람은 화순지역에서 절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처음 이주해 온 수만리는 친인척 및 지인들이 없어 이웃주민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김씨는 이 의원과 신 회장의 “화순5·18유공자회를 통해 불우이웃돕기 쌀을 직접 기부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아 2013년 9월부터 2014년 4월까지 화순농협하나로마트에 총 1,800여포(10kg, 20kg)를 쌀을 주문해 기부했다.

하지만 그는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기부한 쌀이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이 아니라 민주당 소속 특정 정치인들을 당선시킬 목적으로 지지자와 유권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징후를 포착해 쌀 지원을 즉각 끊고 화순5·18유공자회에 ‘불우이웃돕기 쌀 수급자 명단’ 을 요구했다.

그러나 화순5·18유공자회는 온갖 핑계로 명단 제출을 지연시켰고 김씨가 2015년 11월 21일 법적 고발을 취하려하자 화순5·18유공자회 신 회장은 모든 위법 사실을 인정한 ‘불우이웃돕기 쌀 수급자 명단 미제출에 따른 사실 확인서’를 자필로 작성, 서명하면서 용서를 구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잠잠하던 이번 사건은 지난해 9월경부터 ‘기부자 김씨가 사기를 치기 위해 불우이웃돕기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화순지역에 파다하게 퍼졌다고 한다.

김씨는 “화순5·18유공자회 신 회장은 올해 초 제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한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불려갔다”면서 “수사관에게 당시의 사실 확인서는 ‘장난으로 써준 것에 불과하다’, 조작된 것으로 보이는 수급자 명단을 제출한 후 한편으로는 화순에서 스스로 “기부 받은 쌀을 ‘군수선거에 썼다’, ‘도의원 선거에 썼다’, ‘군의원 선거에 썼다’ 등으로 화순 지역에 소문을 내 정치권을 이용한 방어막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을 위해 2011년부터 현재까지 불우이웃을 위해 8억 원이 넘는 금액을 사심없이 기부해 왔는데 오히려 ‘불우이웃돕기 사기꾼’으로 몰려 심적 고통과 박탈감에 밤잠을 설치는 것은 물론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화순5·18유공자회 신 회장은 광역수사대 수사가 사실상 종결된 것이나 다름없는 것처럼 헛소문을 내고 다닌다”고 진정했다.

뿐만 아니라 “본 사건의 핵심 관련혐의자인 이 군의원(제7대 화순군의회 전반기 의장)은 수사가 시작된 후 단 1차례도 광역수사대에 호출된 바 없다”며, “민주당 공천심사신청과 예비후보 등록은 물론 4선을 위한 선거사무소까지 마련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한창 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전남 화순군의회 이모 의원은 “일반적으로 작은 지역에서 그러한 일들이 있을 수 있겠느냐”며 “전혀 근거 없는 사실”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일반적으로 기초수급대상자는 지원이 된다”며 “화순군 전체를 위해서 그런 것이지 정치적으로 그런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해명했다.

화순5·18유공자회 신 회장은 여러차례에 걸쳐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되지 않았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해명을 요청했지만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광주지방경찰청은 “김씨가 제출한 자료와 지난 17일 압수수색한 자료를 토대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문승용 기자 msy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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