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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어벤져스' 관객 유치에 무리수

최종수정 2018.04.18 09:11 기사입력 2018.04.1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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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위 심의받지 않은 3D 버전 예매 강행…티켓 가격까지 올리고 교묘하게 법망 피해

CGV, '어벤져스' 관객 유치에 무리수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의 티켓 예매가 시작되면서 극장가의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CGV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3D 버전의 예매 창구를 열었기 때문이다.

영등위는 동일한 영화의 2D와 3D 버전의 등급을 따로 분류해 심의한다. 서로 다른 등급을 받은 경우는 없다. 한국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호주의 사례도 마찬가지. 하지만 영등위는 "시각적 표현의 방식이나 정도에서 차이가 있다. 수용자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1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비효율적 관행으로 지적을 받았으나, 이어진 공청회 등에서 등급 차가 생길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했다.

영등위는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 3D 버전의 등급 심의를 오는 19일 한다. 배급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요청한 날짜다. 극장사업자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결과가 나오는 오는 20일에 예매 창구를 연다. CGV는 2D 버전이 12세 관람 등급을 받은 지난 12일부터 3D 버전의 예매도 함께 받고 있다. CGV 측은 "심의 등급도 중요하지만 관객의 관심이 많은 영화다. 마케팅 차원에서 영화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통상적으로는 심의를 거친 영화만 예매를 진행한다"면서도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의 경우 관객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성탄절인 25일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관람에 나선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성탄절인 25일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관람에 나선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무리한 예매 강행은 상당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는 17일 현재 예매율이 82.2%(28만5845명)에 달한다. 매출액으로는 약 33억3541만원. 마블 히어로 스물두 명이 한꺼번에 등장해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주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톰 히들스턴, 톰 홀랜드, 폼 클레멘티에프 등이 내한해 1000만 관객에게 감사를 표하는 사진을 미리 찍었을 정도다.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는 모든 장면을 아이맥스 디지털 시네마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 때문에 개봉을 고대한 관객 상당수는 3D 버전의 관람을 선호한다. 3D 영화의 티켓 값은 2D 영화보다 두 배가량 비싸다. CGV는 최근 티켓 가격을 1000원 올리기도 했다.

극장 관계자 A씨는 "CGV가 마블 팬들을 초반에 대거 포섭하려고 무리수를 뒀다"면서 "눈앞의 수익에 눈이 멀어 시장 질서를 흔들고 있다"고 했다. 상도덕을 저버린 호객 행위는 지난 2월에도 있었다. 등급 심의조차 받지 않은 '블랙팬서'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예매를 진행했다. 대상은 18세 이상으로 한정했다. 당시 CGV 측은 "해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마케팅"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다수 영화 관계자들은 "일반화의 오류이자 국내 시장 질서에 반하는 얄팍한 상술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CGV, '어벤져스' 관객 유치에 무리수


극장 관계자 B씨는 "CGV가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 3D 버전의 등급을 12세 이상으로 정한 건 영등위의 심의 절차를 무시한 처사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특별관을 염두에 둔 관객을 사전에 대거 포섭하려는 전략에 불과하다"며 "지속될 경우 극장 간 과열 경쟁으로 이어져 영화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급사 관계자 C씨도 "개봉 중인 영화나 개봉을 앞둔 영화들을 고려하지 않은 불공정한 마케팅이 계속되고 있다"며 "법적인 제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무리한 호객 행위를 제재할 법적 장치는 없다. 등급을 무시하고 영화를 상영하는 행위에만 처벌이 집중된 까닭이다. 영등위 관계자는 "달라진 극장 환경에 맞는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도 "극장 질서를 해칠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며 "불공정 행위를 면밀히 파악하고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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