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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상식]단팥빵을 처음 만든 사람이 사무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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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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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빵이라고 하면 보통 서양에서 비롯된 것을 뜻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빵 중 상당수는 사실 일본에서 개발된 빵이 대부분이다. 주요 빵집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 단팥빵, 크림빵, 고로케 등이 모두 메이지 유신 시기 일본에서 새로 개발된 빵이기 때문이다.
이 빵들은 사실 엄밀히 따지면 서양의 빵과 전혀 다른 음식이다. 밀가루에 소금과 이스트만 넣고 굽는 서양의 식빵은 주로 딱딱한 편인데, 우리가 먹는 단팥빵이나 크림빵은 이런 서양식 빵보다는 중국식 만쥬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만쥬형태의 빵의 원조는 흔히 앙꼬빵으로 불리는 단팥빵이었으며, 이를 개발한 사람은 원래 제빵사가 아니라 '사무라이'였다.

단팥빵을 개발한 초대 키무라야 빵집 창업주인 키무라 야스베에(木村安兵衛). 그는 원래 메이지유신 이전엔 하급 사무라이 출신의 무사였다.(사진= https://www.kimuraya-sohonten.co.jp)

단팥빵을 개발한 초대 키무라야 빵집 창업주인 키무라 야스베에(木村安兵衛). 그는 원래 메이지유신 이전엔 하급 사무라이 출신의 무사였다.(사진= https://www.kimuraya-sohonten.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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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와 빵이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탄생한 것은 메이지유신 직후인 1869년, 원래 하급무사 출신이었던 키무라 야스베에(木村安兵衛)란 인물이 도쿄 신바시역 근처에 빵집을 차리면서 시작된다. 메이지 유신 전까지만해도 사무라이, 즉 무사계급은 우리네 선비와 마찬가지로 아무리 가난해도 장사를 하거나 생업전선에 뛰어들지 않기로 유명했지만, 무사계급의 특권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키무라도 직업사무소를 전전하며 근근이 살아가다가 제빵업에 관심을 갖고 나이 오십이 넘어 빵집을 차리게 됐다.
하지만 당시 빵은 일본인들 입맛에 너무 맞지 않았다. 순수하게 밀가루와 소금, 이스트로 만든 빵은 딱딱하고 건조해 일본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했고, 결국 키무라와 그의 아들 에이사부로는 일본인들의 전통 간식인 단팥 앙금을 싸안은 만쥬 형태의 빵을 고안한다. 하지만 수차례의 도전에도 계속해서 실패를 거듭,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단팥빵을 만드는데는 상당한 세월이 필요했다.

메이지 유신기 당시 단팥빵 선전모습을 그린 삽화(사진=https://www.kimuraya-sohonten.co.jp)

메이지 유신기 당시 단팥빵 선전모습을 그린 삽화(사진=https://www.kimuraya-sohonten.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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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세차례에 이르는 빵집 화재를 이겨나가며 1874년, 키무라 부자는 첫 단팥빵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당시 일왕의 측근이었던 사무라이 시절 친구의 도움으로 일왕의 식탁에 진상된 단팥빵은 벚꽃잎을 소금에 절여 박아넣은 특상품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이 맛에 반한 일왕이 시까지 지어주면서 오늘날 도쿄의 명물로 자리잡은 '키무라야(木村屋) 단팥빵'의 150년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키무라야 빵집은 대를 거듭하며 잼빵, 크림빵, 카레빵 등을 개발해 대히트를 쳤고 당시 일제 치하 식민지였던 우리나라에도 이 빵들이 보급되면서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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