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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은 노출도 감수해야 한다?…“백스테이지, 탈의실인지 촬영장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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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은 노출도 감수해야 한다?…“백스테이지, 탈의실인지 촬영장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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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미투운동의 불모지였던 일본에서 유명 모델 겸 배우인 미즈하라 키코가 ‘미투’에 참여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키코는 지난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과거 촬영장에서 성적 수치심을 겪은 경험을 폭로했다. 20대 초반 상반신 누드 광고 촬영 당시 광고주 고위급 임원 20여명이 촬영 스튜디오를 방문해 많은 남성들에게 알몸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글은 10일 오후 삭제됐지만, 20대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물인 만큼 파장이 거세다.

모델계에서 이런 문제는 한두 해 일이 아니다. 모델 경력 10년차인 김 씨(27)는 “촬영장이나 패션쇼장에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거나 누군가에게 옷 갈아입는 모습을 보여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며 “만약 유연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프로정신이 없다’거나 ‘모델 일 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델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미즈하라 키코와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며 “20살때 쯤으로 기억하는데, 화보촬영 도중 옷이 풀려 가슴이 노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너무 놀라 잠시 쉬겠다고 하니 한 스태프가 ‘그깟 일로 이 많은 사람이 기다려야 하냐’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특히 패션쇼 백스테이지에서 겪는 수치심이 가장 심하다고 했다. 백스테이지는 모델들이 메이크업과 헤어를 완성하고 옷을 갈아입는 탈의실과 비슷한 곳이다. 김 씨는 “탈의실을 따로 마련해놓긴 하지만 천막이나 커튼을 둘러놓은 정도고, 포토그래퍼와 남자 스태프들이 드나들어도 그를 제한하는 사람은 없다”며 “특히 포토그래퍼들이 탈의실에서 카메라를 들이밀 때면 이 곳이 탈의실인지, 촬영장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모델 김종훈도 자신의 SNS에 “비관계자들이 백(백스테이지)에 들어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남자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여자 모델들은 많이 불쾌하고 신경이 쓰일 것”이라고 일침을 가한 적이 있다. 또 그는 “카메라도 많고 사진을 찍다가 여차하면 뒤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는 모델들이 찍힐 수도 있는 상황이다”면서 “모델이라고 아무데서나 훌렁훌렁 옷 벗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을 뿐이다.”고 했다.

모델의 인권과 노동 환경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미투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미국에서는 올해부터 패션쇼장에 ‘1인용 탈의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미국 모델협회가 뉴욕시에 관련 법안을 제출했고, 미국디자이너협회(CFDA)는 백스테이지 탈의실 설치를 합의했다. 뉴욕 패션위크가 공식적인 패션쇼로 자리 잡은 지 23년 만의 일이다.

김 씨는 “모델들이 노출하거나 탈의하는 것에 대해서 보는 시각이 많이 관대한 것 같다. 모델은 옷을 입는 직업이지, 벗는 직업이 아니다”고 강조하며 “합의되지 않은 노출과 공개된 장소에서의 노출은 모델들도 수치심을 느낀다. 특히 상당수의 모델들이 10대 중후반부터 일을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해 패션쇼장과 촬영장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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