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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애플 갑질 9년史에 철퇴…이통사 "달라지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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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광고 비용 떠넘기기, 일방적 출시일·출고가 결정
이동통신사 "아이폰물량 확보 탓에 반기들 수 없어"
공정위 철퇴 불구 개선 여지는 적어.."세계 공통적"
공정위, 애플 갑질 9년史에 철퇴…이통사 "달라지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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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애플이 국내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갑질을 자행해온 역사는 올해 9년째에 이른다. TV광고비 떠넘기기, 출시일·출고가 일방적 결정, 물량구매 강요 등이 갑질의 주 내용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아이폰 물량을 무기로 주도권을 쥔 애플에개 반기를 들기 어려웠다. 9년이 지나도록 제대로된 고발 혹은 쟁점화가 되지 않은 이유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애플코리아에 1000억원이 넘는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검토함에 따라, 애플의 이런 행태가 개선될 여지가 생겨났지만 업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통3사는 2009년 11월 아이폰 3GS 이후부터 매년 출시되는 새 아이폰의 TV 광고 비용을 전액 부담해왔다. 광고 말미에 통신사 로고가 1~2초 등장하는 걸 제외하면 오롯이 아이폰 광고다. 지난해 아이폰8(에이트)와 아이폰X(텐) 등 두 가지 제품을 출시했을 때도 이런 행태를 반복했다.

애플은 출시일·출고가와 관련해서도 이통사와 협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이폰X의 경우 애플코리아가 무약정폰 출고가를 홈페이지에 기습적으로 공개해 이통사에 당황스러움을 안겼다. 통상 이통사와 제조사는 개통 전산망 점검, 사전 예약 행사 준비를 위해 협의를 진행한 뒤 출시 일정과 단말기 가격을 결정한다. 삼성전자는 새 제품 출시 때마다 이통사들과 협의한다.
이통사가 '수퍼 을'로 전락한 것은 해마다 반복되는 '아이폰 물량 확보전' 때문이다. 애플은 인기 아이폰 모델을 경쟁사보다 늦게 지급하거나, 물량을 적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이통사와의 관계를 설정한다. 2016년 LG유플러스는 아이폰7 물량 확보를 위해 철 지난 아이폰6S 32GB 모델을 단독 출시해야 했다. 일종의 재고처리다. 애플은 과거 대용량 스마트폰이 보편화되지 않았을 때도 이통사에 128GB 대용량 모델 출시를 구매 조건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애플은 별도의 프리미엄폰 출시 행사를 개최하지 않고 이통사 행사로 갈음하는데, 이 비용 역시 이통사가 전액 부담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통사의 출시 행사 비용 일부를 보조한다.

애플은 전국 이통사 대리점에 설치되는 아이폰 진열대, 아이폰 브로마이드 등에 대해서도 자사의 원칙을 준수하는지 철저히 감시한다. 애플 관계자가 매장을 둘러보면서 문제가 발견되면 시정을 요구한다.

시장지배력을 악용한 애플의 행태에 대해선 한국뿐 아니라 외국 정부와 소비자들도 불만이 많다. 실제 애플은 이런 이유에서 프랑스, 대만 정부로부터 법적 제재를 받기도 했다. 프랑스는 2016년 4월 애플이 물량 구매를 강요하고 광고 비용을 전가했다는 이유로 4850만유로(약 635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대만도 2013년 애플이 아이폰 출고가를 통제했다고 보고 2000만 대만달러(약 7억원)의 벌금을 매겼다.

한국 공정위 사무처도 애플코리아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심사보고서를 애플코리아 측에 최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애플의 소명을 들은 뒤 전원회의나 소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전망이다. 공정위 사무처는 애플코리아가 ▲구입강제 ▲이익제공강요 ▲불이익제공 등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통업계는 공정위의 제재가 애플의 행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여지는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애플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공통적으로 이통사에 광고비를 떠넘기고 있다"며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해서 국내에서 애플의 태도가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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