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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1심 선고] 박근혜, 국정농단 1심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法 "엄중한 책임 물어야"(종합)

최종수정 2018.04.06 16:25 기사입력 2018.04.0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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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공판 과정이 생중계되고 있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벌금 180억을 선고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6일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공판 과정이 생중계되고 있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벌금 180억을 선고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국정농단' 사건의 몸통으로 혐의를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6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이와 같이 판결했다. 박 전 대통령이 받은 징역 24년은 최순실씨가 받은 징역 20년보다 무거운 형이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제기된 공소사실 18개 중 16개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으로서 국민 전체의 자유와 행복, 복리 증진을 위해 힘쓸 책임이 있다"면서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에 대해 함부로 사직을 강요하고 장기간에 걸쳐 예술인들에게 피해를 줬고 재판 과정에서도 주변 인물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국민에게 부여받은 권력을 함부로 사용해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삼성그룹에게 받은 72억원은 본인이 받지 않았고 롯데그룹으로부터 밭은 70억원은 반환됐다는 점,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된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각 혐의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이전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에 대한 증거능력을 먼저 인정했다. 혐의 사실 대부분의 내용이 수첩에 기재돼 있고 이를 정황증거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기업총수 등 외부인과 독대가 끝나면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을 불러 대화내용을 불러주고 안 수석이 그대로 받아 적었다"면서 "수첩기재 사항이 외부인과의 독대 내용을 전적으로 증명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박 전 대통령과 안 전 수석 사이에 독대내용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는 점은 인정된다"고 했다. 수첩 내용과 같은 대화가 존재했다는 것을 직접 입증하지는 못하지만, 간접적으로 대화내용을 추론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안 전 수석의 수첩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에서는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았고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1심에서는 간접증거로 인정됐다. 박 전 대통령의 1심은 최씨의 1심과 판단이 같았다.

[박근혜 1심 선고] 박근혜, 국정농단 1심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法 "엄중한 책임 물어야"(종합)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기업들로부터 강제로 출연한 혐의에 대해서는 강요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안 전 수석의 공모관계를 인정하고 강요죄가 성립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안종범 전 수석의 진술이나 안종범 수첩에는 지시가 있었다는 내용이 있다"면서 "안 전 수석이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특히 "중국 리커창 총리의 방한 전에 재단설립을 마치라는 지시가 있는 등 재단설립 경과가 상세히 기록돼 있고 기업들이 다급하게 출연금을 낸 정황이 있다는 사실을 볼 때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강요 혐의는 인정하면서 직권남용은 아니라고 했다. 재판부는 대통령과 경제수석의 출연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기업들에 있었다는 점을 '위구심'으로 표현하면서 강요와 협박이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출연금을 요구한 행위가 공무원의 직무로서 외관을 갖춘 것이 아니라 단순히 사적인 청탁으로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직권남용은 아니다"라고 했다.

각 기업들과 연관된 혐의들에 대해서는 선고 결과가 달랐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롯데그룹에 미르·K스포츠재단 후원금으로 70억원을 내도록 한 내용에 대해서는 제3자 뇌물수수죄를 적용, 유죄판단을 내렸다.

당시 롯데그룹에 중요한 현안이 있었다는 점이 판단 이유였다. 재판부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호텔롯데의 상장과 잠실롯데월드 면세점 특허 등 여러 가지 현한이 있었고, 그 현안을 대통령과의 독대자리에서 전달한 정황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안종범 수첩에 그와 같은 내용이 존재하는데다 관련된 말씀자료도 존재한다는 점, 면담이 끝난 뒤 K스포츠 재단 사무총장의 연락처를 전달받은 점을 볼 때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미르ㆍK재단에 낸 후원금 204억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의 강요로 볼 수는 있지만 뇌물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삼성의 승계작업과 관련해 상당한 언론보도가 있었고 많은 국민들이 승계작업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도 "형사처벌을 위해서는 부정한 청탁의 존재가 명확해야 하고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야 한다"고 했다.

상식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보다 명확한 증거가 필요하지만 검찰이 제출한 증거로는 승계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의 존재와 그 현안을 묵시적 청탁으로 제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삼성전자와 관련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과의 합병 등 여러 개별현안이 존재했다고 하지만 이를 묵시적 청탁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기 어려운 데 포괄적 현안을 인정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모순이 된다"라고도 했다.

이외에 SK그룹의 경영 현안을 도와주는 대가로 K재단의 해외전지훈련비 등으로 89억원을 내라고 요구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그 밖에 KT나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을 압박해 최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회사나 최씨 지인 회사에 일감을 준 혐의 등도 유죄로 재판부는 판단했다.

문화ㆍ예술계 지원배제, 이른바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각종 지원 심사 과정에서 블랙리스트를 적용하게 하고, 블랙리스트 적용에 미온적인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들의 사직을 요구한 혐의, 노태강 당시 문체부 국장(현 문체부 차관)의 좌천ㆍ사직에 개입한 혐의 등이다.

재판부는 특히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비록 피고인이 구체적인 행위마다 인식하지 않았다 해도 국정 최고 책임자인 만큼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을 시켜 청와대 기밀 문건을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 조원동 전경제수석을 시켜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혐의도 모두 박 전 대통령의 책임이 무겁다고 인정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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