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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국내 조선소들의 전략적 경쟁과 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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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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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양산업의 침제가 심하다. 일부 조선소들에게는 대규모의 공적 자금이 투입되고 있고, 조선해양산업은 대표 구조조정 산업군으로 언급되고 있다. 최근들어 외부 환경이 개선되고 있고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나고는 있으나, 당분간 국내 조선소들은 생존에 대한 염려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극심한 불황에서도 대형 조선소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소형 조선소들은 중국, 일본과의 경쟁이 쉽지 않다.

오히려 걱정되는 부분은 국내 조선소들의 치열한 경쟁이다. 과거 국내 대형 조선소들은 경쟁을 통해 기술력과 생산성을 향상시켜왔지만 지나친 과당경쟁으로 한국 조선해양업이 침체기를 맞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쟁보다 협력을 통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술수요가 높은 분야에 대한 공통 기반연구, 고급인력 양성, 국제법규에 대한 공동대응, LNG 화물창과 같은 해외 특허에 대한 의존도가 있는 분야에 대한 공동 대처 등이 그러한 예들이 될 수 있다. 예산절감과 기술의 수월성 유지가 동시에 절실한 상황에서는 그러한 협력 관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협력의 결과물을 활용해 기업에 특화된 기술을 자체적으로 더욱 발전시키고 건전한 경쟁의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과거 한국 조선산업의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우수한 인력이었다. 안타깝게도 현재 진행 중인 고강도 구조조정의 부작용 중 하나는 우수한 기술인력의 유출이다. 한국과 같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낮은 경우에는 한번 떠난 인력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 핵심적 인력과 기술의 해외 유출 가능성, 그리고 대학 내 학생들의 전공이탈 경향도 대단히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영국이나 EU의 경우 많은 해양산업체들이 대학, 지원기관 등과 함께 팀을 이루어 중기뿐만 아니라 약 10년 정도의 장기 인력양성 프로그램들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이로부터 꾸준하게 기술인력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대형 조선소들의 경쟁에 대한 순기능적 측면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지나친 과당경쟁은 기업들의 이익을 낮출 뿐 아니라 저가수주와 같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선주들이 국내 개별 조선소들과 순환적으로 협상을 하며 선가를 점차 낮추어가는 '코리안 리그'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결국 한국 조선소들의 경쟁 관계를 이용하는 것이다. 코리안 리그를 통해 낮추어진 선가는 고스란히 국내 조선소들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영업에서의 협력은 불가하더라도, 공동대응이 가능하고 공통으로 필요한 기술이나 인력 분야에 대해서는 보다 강한 전략적인 협력이 필요해 보인다. 대승적으로는 국가적인 산업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개별 기업에게 그 성과물이 돌아간다. 정부와 금융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조선소들에 맞서는 국내 조선소들이 여러 면에서 힘든 경쟁을 하고 있는데, 국내 산업체들이 전략적 협력의 범위를 넓히는 것도 하나의 대응방안이 될 것이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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