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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AI 전문가인 토비 월시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수 등 50여 명의 전문가는 이날 한국과기술원(카이스트ㆍKAIST)에 공개서한을 통해 일체의 계약이나 학문적 교류 중단을 뜻하는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누구도 원하지 않는 무기 경쟁에 끼어들게 됐다"며 "카이스트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무기 경쟁을 부추길 뿐이며 우리는 이러한 결정을 용납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 공개서한에는 월시 교수는 물론 제프리 힌턴, 요수아 벤지오, 위르겐 슈미트후버 등 전 세계적인 AI 전문가들이 동참했다. 이들은 카이스트가 킬러로봇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지 않을 경우 학문적 교류 등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카이스트는 센터의 연구 내용이 일부 과장돼 잘못 알려졌다는 입장이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최근 인류의 번영과 행복을 추구한다는 내용의 글로벌 비전을 선포했다"며 "카이스트가 대량 살상용 무기를 개발할 수도 없고 그런 기술이 개발되지도 않았다"고 했다.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은 성명을 통해 "과학연구기관으로 카이스트는 높은 수준의 인권과 윤리기준을 갖고 있다"면서 "카이스트는 인권과 존엄을 해칠 수 있는 연구, 이를테면 인간의 통제 없이 움직일 수 있는 자율형 무기 개발 등과 같은 연구는 일절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킬러 로봇에 반대하는 과학자들이 다음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킬러 로봇' 규제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회의를 앞두고 본보기 차원으로 카이스트를 문제 삼았다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이들 해외 AI 전문가들은 유엔에 서한을 보내 인간의 통제 없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기는 세계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국제 조약 등을 통해 제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방침에 일부 나라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미국과 영국 등은 이미 인간의 통제를 거치느냐 거치지 않느냐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한 단계에 접어들어 비현실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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