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관계자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2018년 성차별, 성폭력의 시대를 끝내기 위한 2018분(33시간 38분) 이어말하기 대회에서 미투 캠페인을 지지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23일 이어말하기 행사가 끝난 뒤에는 '성차별, 성폭력 끝장문화제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란 촛불 문화제가 이어질 예정이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육군 논산훈련소에 성추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군내 '미투'(Me Too) 운동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국방부는 지난달 '성범죄 특별대책 TF(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13건의 신고를 접수해 조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남성 상관이 여성 장교, 부사관, 군무원 등에게 사무실이나 회식 자리에서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발언을 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술자리에서 남성 상관이 여군 부하를 성추행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접수된 사건외에도 추가적인 성추행 사건은 또 있다. 논산훈련소 간부들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이모 소령과 염모 상사는 논산훈련소 내 복지시설 근무자들과 회식을 마친 뒤 "업무적으로 할 얘기가 있다"며 여성 계약직 근로자 A씨와 B씨를 노래방으로 불러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여성 계약직 근로자들의 신체를 더듬고 어깨를 잡아당기는 등 신체접촉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손깍지를 끼우는 등 강제적인 신체 접촉까지 이뤄졌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TF는 일선 부대 상담관을 통해 여성인력을 대상으로 TF 활동을 홍보하며 성폭력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 '미투' 운동의 확산으로 군에서도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피해자들이 나올 것으로 TF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논산훈련소 성추행 사건의 경우 피해자 A씨는 성추행 사건이 훈련소 내부에 알려졌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시켜놓지 않는 등 적합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2차 피해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B씨는 성추행 스트레스로 지난 1월 수면제를 과다복용해 자살을 시도했다.
A씨는 논산훈련소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당시 논산훈련소 인사처장인 우모 대령이 자신을 불러 "서열상 훈련소장 다음인 내게 보고도 없이 왜 분란을 일으키느냐, 시키는 일이나 잘하라"며 훈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모 대령은 "B씨가 자살을 시도한 것은 A씨와의 문제 때문이었다"며 반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육군 교육사령부에서 조사를 했지만 추가적인 내용이 있는지 육군차원에서 재조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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