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확정 늘수록 전략공천 반발 목소리도 거세
이종혁 전 최고위원 이어 안상수 창원시장도 무소속 출마 시사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자유한국당이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자치단체장ㆍ지자체장 후보를 속속 확정지으면서 홍준표 대표의 '사천(私薦)'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전략공천 지역에 홍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을 공천하거나 사감(私感)이 있는 사람을 배제하는 식으로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당에선 "종합적으로 검토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경쟁 후보자들은 결과에 반발해 탈당과 무소속 출마 등을 잇따라 선언하고 있다.
한국당은 3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창원ㆍ성남ㆍ고양 등 지자체 5곳에 대한 전략공천 결과를 확정지었다. 앞서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인구 100만명 이상 기초단체에 전략공천 방침을 내걸었고 최근 이들 5개 지역에 대한 공천을 결정했다. 이날 의결로 경기도 수원시장엔 정미경 전 의원, 고양시장에 이동환 고양병 당협위원장, 용인시장에 정찬민 현 시장, 성남시장에 박정오 전 성남부시장, 창원시장에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시장이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창원 내 여론은 좋지 않다. 창원을 지역구로 둔 의원 3명도 전날 성명서를 내고 "지역 정서와 공정한 공천과정을 무시한 잘못된 결과"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창원시 5개 당원협의회 책임당원 비대위 소속 당원들도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공천 철회를 촉구하며 집회를 벌였다. 재선 의지를 밝힌 안상수 현 창원시장은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경선을 요구가 거부될 경우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탈당-무소속 출마에 나선 것은 안 시장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종혁 전 최고위원은 부산시장 후보로 서병수 현 시장이 공천되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도 홍 대표를 향해 여러 차례 충북지사 경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당을 떠나 바른미래당 후보로 충북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 공천 역시 상황에 따라 탈당-무소속 출마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완구 전 총리가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충남 천안갑에 한국당이 길환영 전 KBS 사장을 사실상 전략공천했기 때문이다. 현재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길 전 사장이 후보자로 확정될 경우에 대비해 이 전 총리는 무소속 출마까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거물급 인사의 중앙당 진출 견제에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까지 더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내홍이 깊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충남지역을 지역구로 둔 의원은 "길 전 사장의 공천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홍 대표가) 될 사람을 선택한다면 이 전 총리를 뽑을 것"이라며 "이 지역 공천 결과로 지방선거에 임하는 홍 대표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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